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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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조정래 자가가 1974년 발표한 중편소설 ‘황토’를 장편소설로 다시 출간한 것입니다. ‘황토’는 조씨의 또 다른 중편 ‘비탈진 음지’와 함께 민족의 근현대사를 다룬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문학적 지향을 압축한 소설로 평가 받습니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 장편으로 써야 할 이야기를 시대 상황 때문에 중편으로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그러나 200여매에 이르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하고 문장을 다듬어 장편으로 고친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말기와 광복,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수난을 온몸으로 겪은 한 여성이 아버지가 각각 다른 세 자식을 키울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담은 소설로 발간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온 작품입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난 한국 사회 내부의 부조리, 그리고 외부로부터 기인한 폭력은 과거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기에 현재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황토’는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을 비롯해 작가가 천착해왔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압축해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아왔죠. 이번에 재출간된 그의 ‘황토’는 원고지 200장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되는 등 전작을 좀더 발전시킨 것입니다. 문학이 가난했던 시대에 작가들은 장편으로 쓸 이야기도 축소해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재출간된 장편 ‘황토’를 정본으로 삼고자 한다는 조정래 님의 말씀에 깊은 공감이 갑니다.

일제 말기부터 광복 전후, 6·25 동란을 거치며 아비가 각기 다른 세 자식을 키울 수밖에 없었던 여인의 굴곡진 인생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평단에서 ‘외세와 이념에 짓밟혔던 현대사의 자화상’이라고 평하듯 소설은 비극적인 역사가 가한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들의 역사를 그린고 있습니다.

근현대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주인공의 삶에 투영된 모순과 부조리를 통해 보여줍니다. 왜 조선은 나라를 빼앗겼는가라는 의문에 남자들이 못나서 죄 없는 여자들까지 화를 입는다는 것과 여기서 남자들이란 일부 지도층임을 분명히 한다고 답합니다. 식민시대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내부의 문제를 꼬집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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