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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연구원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엔트로피는 에너지 전환, 엔진, 기계와 같은 것에서 일어나는 열역학적 과정에서 일로써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를 결정하는 데 쓰이는 열역학적 특성이다. 이러한 장치들은 사용 가능한 에너지에 의해서만 작동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에너지가 일로 전환될 때 이론적인 최대 효율을 지닌다. 이러한 일이 진행될 때, 계의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위키 백과>
열역학 제2 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은 저 같은 이공계 학생이 아닐 경우 들어본 적은 있을지 몰라도 꽤 생소하게 느껴지는 용어입니다. 저로서도 단순히 아는 사실이라곤 '엔트로피는 총량은 증가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할수록 쓸모없는 에너지의 양은 늘어난다.' '에너지는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한다.'라는 것뿐입니다. 이마저도 관심이 없으면 모를 수 있죠. 사실 위의 말만 들어서는 '이게 분명 한글인데 무슨 말이야?' 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역학을 공부한 이들은 제 1 법칙인 에너지 보존 법칙만큼이나 단순한 게 바로 제 2 법칙이라고 합니다.
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단순한 법칙을 자신이 보고 있는 세계에 접목하고자 했습니다. 미학자들은 미술 작품에 이러한 엔트로피를 대입시켜 질서와 무질서에 따른 미학적 관점을 표현하고자 했죠. 경제학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진행되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수천, 수조의 분자 단위가 지배하는 열역학을 고작 60억(인구)에 비교를 한다고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그러한 비판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제러미 리프킨의 책 '엔트로피'입니다. 그는 이러한 과학적 법칙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이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세계관과 역사를 이해하려고 시도합니다.
오컴의 면도날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사였던 윌리엄 오컴(William of Occam)의 이름을 따서 나온 선택의 방법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단순함이 정답이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지금까지도 세상을 포괄할 수 있는 진리 혹은 법칙을 알고자 하는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말이죠. 이러한 진리에 가까운 법칙이 바로 엔트로피의 법칙이었으니 그것을 저자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바라보았을까는 두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그의 책을 대략 요약하면 시대의 세계관은 그 시대에 어떠한 에너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차 산업혁명부터 지금까지는 사회와 인간은 갈수록 '진보'한다는 세계관에 있으며 그 세계관의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재생 불가능한 화석 에너지라는 것이죠. 문제는 에너지는 제 1 법칙인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보존되지만 제 2 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쓸모 있는 에너지에서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화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에 따라 사회도 그러한 에너지의 엔트로피의 영향을 받아 질서에서 무질서로 갈수록 변해가고 있는 것이고요.
그러한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는 베이컨과 데카르트 그리고 뉴턴이 만든 기계론적 세계관을 버리고 엔트로피적 세계관, 즉 세상의 모든 것은 갈수록 진보한다는 세계관이 아닌 모든 세상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동한다는 세계관으로 재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무질서로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태양 에너지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하죠.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 문제 및 에너지 문제가 발생한 시점인 21세기에 이르러 그는 또다시 엔트로피적 세계관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는 2012년에 발간한 '3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방안들을 설명합니다. 물론 아직은 학계나 기업에서는 그것들이 실효성 단계에는 못 미치고는 있지만, 앞으로 국가와 기업, 그리고 사회가 논의해야 할 방안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그의 책에 나온 대안들이 시행되었습니다.) 더불어 엔트로피에서 제시한 그의 생각이 점차 구체화하고 부분마다 도입이 되고 있죠. (물론 아직도 그가 제시한 미래와 에너지 혁명이 그다지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산업혁명은 에너지와 언어 수단의 발달로 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차는 산의 나무와 같은 땔감으로 쓰는 단순 에너지 저장기술과 문자의 발달 2차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 에너지 사용과 활자 술 그리고 3차 산업혁명은 바로 인터넷 기술과 태양광 등 거의 무한정에 가까운 재생 가능 에너지로 인해 발달한다고 합니다. 그 시대가 언제 어떻게 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시대는 그가 말한 무한 에너지에 가까운 태양광이 자리하는 시대가 될 수 있고 혹은 다른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이 주를 이루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재생 불가능한 화석 에너지는 이제 더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우리의 삶과 에너지 소비는 지금과 같을까요? 지금의 과학이 인류의 역사 진보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엔트로피는 비록 30년도 더 된 책이지만 머지않아 가까운 미래를 짚어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