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의 역사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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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금 이 순간의 역사'의 첫 장을 읽었습니다. '광주의 자식들, 그리고 노무현'이라는 제목과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낀 사람들'이라는 부제로 시작하는 첫 번째 장을 천천히 읽는 동안, 가슴이 무척이나 먹먹해졌습니다. (사실 창피하지만, 펑펑 울었습니다.) 

피로써 자유를 노래한 그들에게 '민주주의라는 이념의 무게는 우리가 느끼는 것과 정말 다를 수밖에 없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더군다나 광주, 부산을 비롯하여 여러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군인이, 지켜야 할 국민을 총칼로 짓밟는 만행을 보며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제는 이념을 넘어선 시대라고, 과거에 얽매여 사는 것만큼 시대적 착오는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그 토대 위에 세워진 민주주의를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오기까지 그러한 피는 이 책에 나온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낀 사람들'이라는 말처럼 나라를 변화시켜보려는 이들의 정신적 토양이 되었습니다. 비록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 당시에는 실패로 끝났을지라도 그 피와 눈물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들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제가 읽은 첫 장은 바로 그러한 역사적 이야기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현대사를 보면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은 다 민주주의와 관련이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의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모든 정치도 그 토대 위에서 세워진 것이죠. 그 토대 위에서 이제는 학생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피가 민주주의의 탄생을 위한 뿌리였으며 살아남은 자의 눈물이 자양분이었다면, 지금 젊은이들이 외치는 자발적인 목소리는 그 결실입니다. 그리고 결실이 다시 땅으로 떨어져 새로운 뿌리를 내리려는 과정을 겪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열매가 썩어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과거의 나무에 가지치기하여 햇빛이 들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자갈도 걷어내어 양토만 남게 해야 합니다. 진보라고 표방하는 이들은 새로운 싹이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보수라 하는 이들은 적어도 자갈을 거둬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라는 거대한 숲이 자랄 수 있도록요. 그러나 그러한 가지치기도 잘하고 있는지 또 자갈도 잘 걷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는 참 슬픈 책입니다. 슬픈 소설보다 더 슬프게 느껴지고 그 어떤 판타지보다 더 판타지처럼 느껴집니다. 그러한 역사 속에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가치를 전해 줄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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