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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성공 - 한국은 왜 불평등한 복지국가가 되었을까?
윤홍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평점 :
급격한 경제성장 시기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이제 한국은 개발도상국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안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한국에 살고 있는 나는 내 나라를 자신감있게 선진국이라고 표현하기에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나에게 익숙한 선진국의 이미지들을 떠올려봤을 때 현재 한국의 모습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탄탄한 복지제도, 깨끗한 환경, 투명한 정치, 국민들의 행복감 등등 그 어느 것에서도 자신감 있게 우리가 선진국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왜 우리는 국민들이 본인의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표현하는 이상한 선진국이 되었을까?
이 책은 지금의 소득 불균형, 불평등한 복지제도, 나라와 정치에 대한 불신 등등은 각각이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같은 뿌리를 가진 매우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문제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역사적, 정치적 상황들을 기반해서 설명해 주는데 그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 책의 처음 시작이 군대에 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부터 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아버지가 자녀에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으로 쉽고 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고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나라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설명이 되니 훨씬 이해하기 편했다.
우리나라의 역사, 경제, 정치, 문화 등을 아우르는 설명을 여기에 다 소개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왜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의 이유가 궁금하다면, 스스로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에 어딘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가 핀란드의 포럼에 참석했을 때 경험한 마법 같은 이야기가 있다. 핀란드 청년들의 고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핀란드 교육청 관계자의 대답.
"핀란드 청년들의 고민은 기후 위기와 세계평화 입니다"
책에서 이 대답은 저자 본인의 삶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럴 것 같다. 내 아이가 입시, 취업, 결혼, 성공 같은 고민에 빠지기보다는 기후 위기와 세계평화를 고민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착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