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 - 문맹과 문해맹 아이들을 위한 한글 수업
홍인재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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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날과 2018년 첫날은 이 책과 함께 했다. 적지않은 교직경력에 1학년 담임을 처음 맡아보고 벌써 3년이 흘렀다.
1학년 국어교과서를 처음 펼쳐보았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은 이미 유치원에서 글자를 배우고 심지어 받아쓰기도 하고 책도 줄줄 읽고 왔는데 무슨 자모음을 가르치라고 하나...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더 막막하고 나를 더 당황스럽게 만든것은 읽고 쓸지 모르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반에 1-2명 정도는 그야말로 낫놓고 ㄱ자도 모르는 아이가 있었다. 2015년 첫 해는 그 아이를 가르쳐보겠다고 자모음절표를 들이밀고 안되자 포기하고 가정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러다 이 책의 저자를 통해 읽기따라잡기를 알게되어 2016년부터 이와 관련한 혁신학년을 하게 되었고 저자도 언급한 책인 '학교 속의 문맹자들'이란 책을 동학년선생님들과 독서토론하면서 그 문맹자들을 가르쳐야 할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작된 문맹자를 위한 개별교육.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아이가 한 글자 한 단어를 읽고 쓸 때는 함께 즐거워하고 보람을 느꼈다.

저자는 읽기와 쓰기는 분명 공교육의 영역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 말이 불편한 공교육의 교사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명제는 우리 교사들이 피해갈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것이라 깊이 공감한다.

1부에서는 국어교과서와 교육과정에서 볼 수 있는 문해교육의 문제점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교사들이 무릎을 딱 치며 공감할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2부,3부에서는 은성이와 동찬이를 저자가 장학사이면서도 학교현장으로 찾아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자해득수업한 것을 기록한 것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만약 이 책이 이론의 나열로만 가득찼다면 우리 교사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수업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한 저자의 기록은, 나의 수업을 되돌아보게 하고 이런 아이를 지도할때의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4부에서는 아이들의 나이대와 학년에 따는 언어발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국어수업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비단 학생들 뿐 아니라 나의 아들과 딸에게 맞는 언어교육에 대한 시사점도 얻을 수 있었다.
5부를 처음 펼쳐 읽었을 때 깜짝 놀랬다.
문맹과 문해맹 아이들을 위한 수업이 왜 필요한지를 철학적 기초에 의거하여 이야기하고 있었기때문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교육의 출발은 해독의 수준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미처 가르치지 못하고 글자를 통한 세상을 열어주지못한 죄책감, 공교육에 몸담은 자로서의 책임감을 이 책을 통해 더욱 느끼며, 앞으로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방법과 저자의 조언을 따라 그 아이들을 가르치며 얻게 될 보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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