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 강남 성형외과 참여관찰기
임소연 지음 / 돌베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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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살 빠졌네", "예뻐졌다"라는 말을 인사치레로 사용하고, "쌍꺼풀 수술하면 예쁘겠다"라거나 "코가 낮아서 아쉽다"라는 말을 조언 삼아 건네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름다움을 싫어하는 사람도 없다. 나의 외모가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걸 싫어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타인의 외모를 칭찬할 수 있다는 것은 부족한 점을 지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의 외모를 칭찬하고 비난하며 더 아름다워지길 권유할까?



대학생 시절, 어느 브랜드 매장에서 '넌 아름다워야 하니까'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당황한 기억이 있다. '왜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거지? 너는 지금 부족하니 우리 매장의 제품을 사용해 더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너는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는 존재'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 시절의 나에게는 '너는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성형수술을 고민했던 순간이 있다. 쌍꺼풀이 없고 눈두덩이에 살이 많아 화장했다는 티라도 내려면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려야 했고, '(화장한) 보람 없는 눈'이라는 말도 들었다. 미간도 넓은 편이라 '쌍꺼풀이랑 앞트임 수술을 하면 괜찮을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예쁘지 않으면 어때서?'라는 생각을 하면서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을 접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문득 '성형수술은 누굴 위해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만족'을 위해 성형수술을 선택한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충분히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더 예뻐보이고 싶어서 성형수술을 결심한다. 하지만 성형 이후에 주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성형은 당사자의 만족감을 위한 수술이 맞을까?'하는 의심이 생긴다.

당사자가 말하지 않으면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은' 사람은 '미인'이 되고, 과하게 큰 눈이나 뾰족한 턱 등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은 '괴물'이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형괴물'로 불리는 당사자가 "나는 나를 위해 성형수술을 한 거야. 나는 이 얼굴에 만족해"라고 말해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자기합리화', '성형중독'으로 느껴질 뿐이다.


책을 읽고 나니 우리는 무엇을 위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무엇을 얻기 위해 성형수술을 선택할까 궁금해졌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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