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 - 일인 여행자가 탐험한 타인의 삶과 문장에 관한 친밀한 기록
추효정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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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 중 매년 일주일 이상 휴가를 내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었는데, 태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일주일 내내 같은 숙소에 묵었더니 어느 날부터 호텔 앞에서 노점을 운영하시는 아주머니가 자신을 알아보더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 그 사소한 일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말로는 '여행을 가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쉽게 떠나진 못한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자꾸만 눈에 밟히고 숙박이며 교통편에 사용되는 비용이 아쉬워진다. 나 자신에게 '꼭 지금 여행을 떠나야 할까?'를 물었을 때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말하지 못하니 여행 한 번 떠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우물쭈물 망설이는 사이에 코로나19가 유행하게 되었고, 일 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당분간은 여행을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 내가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여행기라도 봐야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여행을 하고 어떤 경험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나의 친애하는 여행자들>을 읽기 시작했다.

첫 해외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같이 떠난 여자 일행들과 번화가의 유명 음식점을 방문한 것이다. 웨이팅까지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는데, '인원이 많으니까 이 정도는 먹어줘야지'라며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풀코스'로 시켜 먹었다. 그 당시에는 '먹는 데 필요 이상으로 돈을 쓴다' 싶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 시간을 떠올리면 그 날의 식비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빙수가 얼마나 맛있었는가'만 생각난다.

이왕 큰맘 먹고 떠난 여행이라면 더 많이 즐기고 더 많은 추억을 만드는 데 집중하자.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다 거기서 거기다. 어느 나라든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이 있고, 행복한 사람과 우울한 사람이 있다. 나라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고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정서가 다를 수 있다. 이로 인해 같은 상황에 있어도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 보면 나와 똑같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경험한 것이 다르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이다.

누군가는 저자가 해외여행을 많이 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경험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곳으로, 얼마나 자주 떠나는가'가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세상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가'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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