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음식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나눠먹다보면 꼭 레시피를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물론, 그런 행동에는 음식을 대접받은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의 인삿말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에는 진지함이 크니 레시피를 ㄱ~ㅎ까지 세세히 알려준다. 무척 진지하게 듣고 집에 가서 꼭 해봐야겠다고 말하는 상대를 보면서 약간 들뜨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친구는 열번 중 아홉번은 레시피를 배워간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내가 레시피를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걸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에 빠지곤 했다.어떻게 하면 레시피 전달을 쉽고 정확하고 간단하게 해서 상대가 그 음식을 만들어보게 할 수 있을까? 궁리끝에 택한 방법 중 하나가 "이 음식의 포인트는 새콤달콤에 있어."라든가 "이건 기름지지만 느끼하면 절대 안되는 데 포인트가 있어" 등의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대는 어떤 식으로 알려주든 그 음식을 만들어보는 횟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결국 인삿말에 불과한 것에 과하게 반응한 것이구나 싶은 자괴감이 들기 마련이다.그러니 습관처럼 레시피를 묻는 친구에게는 화를 내고 만다. "넌 만들지도 않을 거면서 왜 자꾸 물어보냐?".그러면 상대는"아냐, 너무 맛있어서 꼭 만들어볼 거야"라고 대답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 지 모를 일이다.그런데 어쩌다 << 한번 써봅시다>>를 읽게 되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쓰기 관련서를 보면 이유가 어찌 되었든 한번쯤은 읽어보는데, 글을 잘 써봐야겠다든다 뭐라도 써봐야겠다든가 하는 생각까지 이어진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생각이 들었다해도 실천까지 한 경우는 더욱 없었다. 왜 그럴까? 나같은 경우는 글을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을 읽는 목적이 잘 쓴 글을 골라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 어쩌면 레시피를 물어보는 친구들도 그 음식을 만들어내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장강명은 여러 가지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 작가인 것 같은데, 나는 언젠가 텔레비젼 강연 프로그램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것을 한번 보았는데 인상이 남아서 기억하던 이름이었다. 글쓰기 관련서인데 표지 일러스트가 개인적 취향에 맞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는 일러스트가 정겹고 좋았다. 책을 읽고 난 뒤의 결론은 아마 이렇게 뭐라도 끄적여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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