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창조한 소설 세계의 가장 중요한 한 요소는 역사이다.내가 중세의 연대기를 읽고 또 읽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중세의 연대기를 읽으면서 나는 모름지기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애초에는 작가의 머릿속에 없던 것, 가령 청빈을 둘러싼 논쟁,소형제회 수도사들에 대한 심문관의 적의(敵意)같은 것들도 소설 안으로 껴안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p.45

 

어쨌든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누리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많은 것을 배운다.독자는 세계에 관해서건 언어에 관해서건 책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세계와 언어의 차이는 갖가지 이야기의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그 바탕은 마찬가지이다.『피네간의 경야 (經夜)』의 이상적인 독자는 결국,얼 스탠리 가드너의 독자만큼이나 , 누리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양적으로는 같은 정도의 재미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재미라는 개념은 역사적이다. 소설사(小說史)의 각 계절에는 각기 다른,재미를 누리는 방법과 누리게 하는 방법이 있다.그런데 현대 소설은,플롯이 주는 재미를 줄이고 다른 종류의 재미를 늘리려 했기때문에,결과적으로 재미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의 열렬한 숭배자로서 나는 늘, 어떻게 되었건 간에,소설이라고 하는 것은 모름지기 그 풀롯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재미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p.90

 

*****

재밌는 소설을 만나면 몇날 몇일이 즐겁고 뿌듯해진다.요즘은 그런 소설을 거의 못 본 것 같다.나이탓이려니 ( 거의 대부분의 일에 이유없이 책임을 떠안게 되는 나이. 나이는 얼마나 억울하까만은 ) 해본다. 요즘 같은 날에 재미있는 소설책 하나 읽고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ren 2020-03-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의 이름>은 요즘 같은 우울한 때에 몰입해서 읽기 딱 좋은 소설 같습니다.^^
최근에 이 작품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덕분에 움베르토 에코의 창작 의도를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hmJXKIqrqsE

독서중 2020-03-10 22: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