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낭만 취미살이 - 직업 유목민 12인의 나답게 사는 법
정원 지음 / 피그말리온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2017년 8월 29일>

* 실용낭만 취미살이 by 정원 - 삶을 즐기는 환상적인 지구인들 이야기

평점 : ★★★★

실제 읽은 날 : 2017.08.29

살면서 인생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공허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외롭다 생각도 들기도 하며,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인생 반년 살아보니 나의 인생을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인생뿐 아니라 나를 객관적으로 놓고 보게 된다.

'너가 잘 하는 것이 뭐니?'

'너 남은 인생 반년 무얼 하며 살거니?'

'너의 생활이 즐겁니?'

'넌 미칠만큼 열정을 가져 본 적 있니?'

그렇게 스스로에게 묻다 보면 고개가 가로 저어진다.

썰물과 밀물처럼 수시로 마음을 휘젓고 다니는 저 물음들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많아지는 나는 변화점을 찾기 위해 '실용낭만 취미살이'라는 집어들었다.


<직업 유목민 12인의 나답게 사는 법>이라는 작은 제목을 가진 이 책!

'직업 유목민'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세상이라는 지도 위를 떠돌지만, 매 순간 내일도 거기에서 일을 하며 여전히 머물 것처럼 집중하는 이들을 일컫는다는 작가의 이야기..

좀 복잡한 듯한 단어풀이지만, 느낌으로는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다.

소개되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굳이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인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사는구나.' 라는 시기심과 부러움이다.

특별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이들의 생활법..

보통의 일반인들에게는 느낄 수가 없는 색깔들이 가득하다.

그들의 모습은 어느 특정한 색이 아닌 다양한 색상들로 자신들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무컨셉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제주사는 부부, 자신에 맞는 채식을 추구하는 블로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는 도예작가, 레시피를 고집하지 않는 책빵 수업 강사, 사람 냄새 풍기는 동네 커피집 사장등등..

같은 것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들에게 가까이 지낸 이들에게서만 맡을 수 있는 정감이 풍겨온다.

긍정적이고 열려있는 생각들을 나누는 자리에서 풍기는 그런 인향이 베어있다.


(P.24) 둘 다 취미와 일의 구분이 별로 없어요. 좀 더 정확하게는 그런 프레임으로 세상 보는 법을 잘 모른다고 할까요. 시기적으로 필요한 것이 생기면 만들거나 구하고, 해 보고 싶은 것이 생기면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해요. 그게 돈을 버는 일이 되기도 하고요. 노는 일, 쉬는 일, 돈 버는 일 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어요.


(P.69) 심장이 움직일 때 손이 움직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손이 움직이고 손이 새로운 일을 찾는 순간이 제 심장이 뛰고 제가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P.84) 그곳에서 나는 자연을 알아가고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어떤 직업을 갖고 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졌어요.

끌림이 있는 것에 집중하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함께 무엇인가를 실행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을 뿐이지요.

어떤 때는 내가 정확하게 무얼 하며 사는 사람인지 규정하여 말하기가 힘들기도 해요.


(P.174) 우리는 모두 같은 맛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만들기가 되어야 해요. 어찌 보면 틈새예요. 커피집을 하는 데 커피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장들이 얼마 없다는 거. 그런 게 눈에 들어와야 해요.

그러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아이덴티티를 혼동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어요.


12명의 자유로운 생각과 생활을 지닌 짧지 않은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같은 책이기에 쉽게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읽은 문장을 또 읽고 또 읽고.. 책을 뒤로 빼지 못한다.

몇 장으로 압축되어 있는 그들의 삶을 휙휙 넘기면서 빠르게 읽는 것이 왠지 미안스럽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이다.

그들의 인생 마인드까지 오롯하게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에 조금씩 짤라가며 책을 본다.

그들의 인생을 읽으며 내 인생의 채울 점을 찾아본다.


내가 무엇을 대단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 해보고 싶은 것을 참지 않고 해 보는 것..

그것이 운동이면 운동을, 악기면 악기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으면 더 시간을 들여 해 보는 것!

혼자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중년의 나이를 가지고, 주부라는 직업과 엄마라는 직함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범위와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졌다는 느낌이 많다.

그렇게 한정적인 대인관계이다 보니 자꾸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작아진다. 작아지는 믿음이 혼자 하는 것을 막아댄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작아지니 지금 하고 싶어해서 시작한 요가나 우쿨렐레들도 자꾸만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의지할 만한 누가 있어야 할텐데..

그 사람 그만두면 나는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들이 나의 두려움을 크게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뭐 어때.....!!!" 라는 배포가 생긴다.

"우쿨렐레 연주하는 데 노래 못 부르면 뭐 어때!"

"요가하는데 몸이 나무막대기처럼 부러질 듯 뻣뻣해서 폼 안나면 뭐 어때!"

"글을 작가처럼 멋드러지게 써내려가지 못하면 뭐 어때!"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손 솜씨가 별로 없어서..하지 말까? 하다가

"내가 화가가 아닌데, 그림 좀 못 그리면 뭐 어때!"


내가 하고 싶다면 그냥 시작해보자, 이들처럼!

어디 가고 싶으면 그냥 가보는 거고, 무엇을 하고 싶으면 그냥 해보는 거고..

그렇게 나를 다른 이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나의 마음에 맞춰 시작해보자.

그러면 내 인생도 완벽하지 않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런 인생이 되는 게 아닐까?

삶이 허전하다 느끼는 이들에게 권하는 책..

좀 더 내 인생을 나답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는 기적을 꿈꾸는 이들의 두 손에 안겨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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