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미안해 -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아동학대.가정폭력)
고주애 지음, 최혜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16년 5월 7일>

아빠가 미안해 by 고주애 /소담주니어

요즘은 뉴스를 보는 것이 참 겁이 납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암울한 이야기 중 하나가 '아동학대' 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행하는 어마 무시한 학대가 담긴 동영상,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부모들의 학대와 폭력등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이 무너지고, 사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오릅니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그런 상황들을 바라보며 힘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눈물이 고입니다.


저 어렸을 적에도 뉴스에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그때가 더 심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학대라는 것, 가정 폭력이라는 것에 정확히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때는 지금처럼 정보가 빠른 시대가 아니어서 주변의 이야기들을 몰랐을거예요.

아마도 더 많은 아이들이 가정이라는 이름안에서, 학교와 어린이집등등의 사회기관의 이름안에서 어른들의 화를 그대로 받아냈을 겁니다.

내가 부모니까, 내가 선생이니까..라는 불변하지 않는 정의를 등에 업고 더욱 과격하게 가해진 '아동폭력'...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아동학대'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대물림이 되고 있는 거였습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도 못한 지난 세월안에 학대와 폭력이 같이 공유되고 있었다는 것...그것이 제대로 아물지 못하여 상처안의 고름이 되어 점점 밖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아동.청소년 상담 수업을 받은지 2달째..

다양한 아이들의 사례들을 보고,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상담자가 되어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온통 상처들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되돌아봅니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내 아이를 또는 다른 아이들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여 혼내고, 잔소리하는 것은 아닌지..

내가 부모라는 것에 내 아이가 내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들에게도 인간이 가지는 존엄성이 있는 것을 자꾸 잊지는 않는 것인지...

어제도 오늘도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강요하고,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폭력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편견없이 바라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이 책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입니다.

많은 어른들이 꼭 봤으면 하는 동화입니다.


주안이와 주은이네 집은 부자입니다.

자주 화를 내는 아빠, 무척 친절한 엄마, 쉴 새 없이 말을 하는 동생 주은이, 그리고 주안이..

할아버지네는 부자셔서 장난감도 많이 사주세요.

그런데, 새할머니가 아기를 낳으신 후로 주안이네 집 사정은 바뀝니다.

무지 작고 낡은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주안이네, 엄마는 이제 일하러 다니시고, 안 다니고 싶었던 학원도 다 끊었습니다.

아빠는 방에서 나오지 않은 채 물컵에 술만 드시고, 이제 엄마와 싸움도 하십니다.

아랫집에서 시끄럽다고 쫓아올라온 할머니가 왔다간 후,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던 아빠가 겨울잠에서 자고 일어난 성난 곰처럼 주안이와 주은이에게 다가와 때리기 시작했고, 말리는 엄마도 때렸습니다.

아빠는 자신이 버림받은 것이 주은이 때문이라며 심한 말을 해댔습니다. 너무 놀라고 몸도 아픈 주안이, 아빠의 심한 말로 충격을 받은 주은이..

경찰이 와서 폭력을 행사한 아빠에게서 주은이와 엄마, 주안이를 격리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모두 집으로 왔지만, 예전의 집이 아닙니다.

주은이가 '선택적함묵증'으로 병원을 다니게 되어 엄마와 주은이는 외할아버지댁으로 가고, 아빠와 주안이만 남은 집..

주안이는 학교와 주변에서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봐 가슴이 콩당거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빠가 엄마와 주은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는 소식을 외할아버지에게 전해듣고, 변한 아빠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폭력을 당하며 살다가 입양되어 새어머니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는 것, 새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은 이야기, 그것이 주은이 탓이라고 생각한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안이는 아빠를 위로해드립니다.

성실한 사람이 된 아빠..주은이는 엄마에게만 조금씩 이야기를 합니다.

아빠가 쉬는 날....가족은 공원에 놀러왔어요.

아빠와 놀고, 같이 도시락도 먹고..주안이네 집은 진짜 부자가 되었습니다..

 

(p.29) 요새 엄마는 작은방에서 우리들과 같이 주무세요. 아빠랑 말씀도 안 하시는 것 같고요.

뭔가 불안해요. 마치 혼날 일이 있는데 혼나는 것을 기다리는 기분이랄까.

가슴이 답답하고, 웃으면 안 될 것 같고, 떠들어도 안 될 것 같고요. 우리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p.30) 우리 아빠가 진짜 맞는지 용기 내어 눈을 뜨고 아빠를 쳐다보았어요.

아빠와 눈이 마주쳤지만 순간 피하고 말았어요. 너무나 무서웠거든요.

나는 온 몸을 작게 웅크렸어요.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어요. 어디에든 숨고 싶었어요.


주안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가 나에게도 느껴졌습니다.

상담해주셨던 옆집 아줌마도 있었지만, 혼자서 마음을 챙기는 주안이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큰 상처가 생겼지만, 주은이처럼 밖으로 상처가 보이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에 속상했습니다.

이 책을 보며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이 제일 먼저 안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이 하는 생각은 저렇겠지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였습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이 많은 지금....더이상 이 책을 권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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