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방구석미술관 #베스트셀러

#486번째 #북리뷰

『방구석 미술관 1 by 조원재』 - 방구석에서 미술 거장들과 나누는 유쾌한 수다타임

읽기 완독한 날 : 2021.06.06



'방구석 미술관'에서 초대장이 왔습니다.

초대장에는 "당신의 일상이 예술로 가득하길"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그 문구를 읽으며 평범한 나의 일상이 예술처럼 느껴집니다.

초대장을 들고 나만의 오르세미술관에 입장합니다.

"이 곳은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입장할 수 있는 나만의 미술관입니다!"



미술의 14명의 거장들의 이야기와 그림을 집에서 편히 누워서 만날 수 있는 책,

『방구석 미술관 1』을 펼쳐봅니다.

펼칠때마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이들의 인생이 가슴속으로 파고듭니다.

고통이 가득한 인생, 죽음의 두려움으로 피폐해진 인생, 시대에 반하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비참하게 보낸 인생,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돌아볼수록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이들에 의해 좌우되는 삶이 과연 우리가 사는 삶의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지,

나를 붙잡고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

'폴 고갱'의 작품의 제목처럼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야 하는 여정이 삶의 여정임을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읽으면 좋겠지만, 작가별로 꼭지가 나뉘어 있으니 제일 먼저 끌리는 화가의 이야기부터 읽어도 아무 무리가 없습니다.

저는 챕터 04번의 '빈센트 반 고흐'를 제일 먼저 펼쳤어요.

최근에 보석십자수로 해바라기 그림을 고르면서 '고흐'의 '해바라기(1888년작)'과

지금 고른 '해바라기꽃밭'을 할까를 고민을 했었고,

추가로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할 때도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고민했거든요.

미술관련 취미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작품중 단연 으뜸은 '고흐'인 듯 해요.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책의 내용은 그림과 글이 적당한 비율로 실려 있어 읽어내는데 전혀 어렵지 않아요.

'빈센트 반 고흐'부터 그 뒤로 이어지는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까지 재미있게 읽어나갔습니다.

외국 작가들의 속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솔솔해서

『방구석 미술관 2』의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집니다.

p.28) 죽음에서 꽃피기 시작해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뭉크의 그림.

그의 삶과 예술은 죽음을 먹고 자란 것처럼 보입니다.

그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평소 잊고 지내던 죽음을 한 번 소리 내어 불러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Memento Mori!"



p.69) 발레리나는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내며 무대에서 춤을 추고, 슬크해트의 남자는 자신의 쾌락을 채우기 위해 그녀들의 무대를 찾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p.73) 어찌 보면 세상사에 상처받은 여인들의 마음을 파스텔의 보드라운 색채로 어루만져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보통의 여인들'에게 존경을 바친 남자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드가의 그림이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입니다.

- 모든 거장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지만, 그 중에서도 '에드가 드가'의 이야기는 마음을 말랑하게 만들었어요.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시대의 모습, 그는 그런 모습을 그리며 '풍속화'라 명명하는 대범함에 반했습니다.

약자를 향해 마음을 나눠주는 것, 그 마음을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표현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신이 주신 능력을 제대로 쓰는 것이지 않을까요?

'폴 고갱', '에두아르 마네'를 읽어내고 '클로드 모네'편에 접어들었습니다.

거장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거장들은 대부분이 동시대에 거스르는 작품을 그렸고, 그들의 작품은 시대를 앞서 미래를 향해 있어요.

그들의 대작을 보며 우리는 흥분하고, 도취되어 감상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진 것이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처절한 삶이 자꾸 그려져 자꾸만 고개가 숙여졌어요.

왜 그들이 자기애가 강했어야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자기 스스로만이라도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해야 버텨낼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그렇게라도 그림을 그려내야했던 운명을 이어나가야 했을테니까요.

p.158) 이제 고갱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신의 근원을 그리는 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그리는 행위가 된 것이죠. 예술, 일 행위가 곧 자신이 되었습니다.

고갱의 독창성은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p.184) 어제 점심때 퇴폐적으로 놀았던 기억만 떠오르게 하는 그림 앞에서 방탕했던 부르주아 남성들은 얼굴이 붉어졌고, 급기야 "이 그림은 쓰레기다!"라는 막막을 하기에 이릅니다.

'이 쓰레기 같은' 그림은 어느새 시대의 거울이 되어 당시 방탕한 남성들의 일상을 비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p. 214)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날씨가 변하고 그것은 빛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 빛이 변하면 풍경 속 만물의 색과 형태가 변한다는 것, 그러므로 무한한 시간만큼 그 곳의 풍경도 무한히 다채롭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을요.

p.284) 자신의 뿌리를 그리는 것, 자신의 고통을 그리는 것, 불합리를 밝히는 것, 예술가 샤갈의 숙명이 되었습니다.

p.326) 그는 작품에 어떤 의미를 의도적으로 담기보다 의미를 열어두기로 합니다. 그리고 관객이 스스로 자유롭게 해석하며 의미를 창조하기를 원합니다.

- 관객에게 작품에 대한 해석을 맡기는 것, 틀에 갇힌 해석이 아니라 각자의 느낌대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

12년이 넘도록 정확한 정답을 찾아가는 교육을 받았어요.

오지선다형에서 정확한 답을 골라내는, 각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따라하면 점수가 높은 교육이었지요.

생각을 하는 공부를 하지 못한 저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창의력을 없애는 교육을 받은 거라 뒤샹의 작품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요. 보이는 것이 정답이 있어야 마음이 편한 사람으로 자라게 교육받은 터라 그렇겠지요.

발상을 바꾸는 것, 그 어떤 것이든 예술이 될 수 있고, 그 어떤 것이든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

예술은 그러한 것인데, 왜 몰랐을까요?

느끼는 것이 다 달라도 정답은 없는 것이며, 무엇을 느끼든지 당연하다는 것을 인정받을 때 예술은 더욱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미술예술분야의 책이 이렇게 술술 익힐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예술은 어려울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 한 발 물러서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말이지요.

또, 학창시절 작가들의 사적인 영역을 들으며 그림을 보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분명 지금보다는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운 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배운 것에 아무런 공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작가의 상황이 그러했었는지, 그 시대의 상황이 그러했는지, 어떤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린 것인지, 그들의 삶의 굴곡이 어떠했는지등등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보면 점점 관심있게 바라보게 될 테고요.

이 한 권으로 미술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할 수는 없지만 미술이라는 분야에 거부감없이 발을 들여놓을 계기를 마련해주는 마중물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미술은 난해하고, 너무 어려워.'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해드려요.

읽기 전과 읽고 난 후 '그림'을 생각하는 마음이 달라지는 변화를 느껴보실 수 있답니다.

며칠동안 집에서 뒹굴거리며 거장들을 만나는 재미는 예술의 거리 파리의 한 모퉁이에서 그들의 삶을 엿보는 것처럼 흥미로웠습니다.

편하고 가볍게 보니 대작들도 편안하고 가볍게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책을 덮으니 당장 그들의 그림을 보러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며칠동안 '나만의 미술관'에서 잘 지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책장을 열어 프라이빗한 미술관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미술 거장들의 일생을 이야기해주는 '조원재'작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고들었어요.

덕분에 교양부문의 책을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읽은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방구석 미술관 1』의 책장을 덮은 후 좀 더 다양한 미술 작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앤디 워홀, 칸딘스키, 엠마 하워스등등의 작가들은 또 어떠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지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