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곰탕 1~2 세트 - 전2권 -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18년 5월 21일>

* 곰탕 1,2 by 김영탁 -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매력뿜뿜 소설

* 평점 : 별 네 개 같은 별 다섯 개..


총 2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곰탕>..

처음에는 제목이 뭐 이러나.. 싶었다.

구미를 당기는 그런 멋진 제목이 아니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 그리 들지 않았다.

그것이 이 책을 바라본 처음 느낌이었다.

신간 서가에 꽂혀 있는 책에 호기심이 생겨 꺼내 들었고,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술술 읽히는 가독성과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책이었다.

1권을 덮으면서 오랫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는 반가움이 들었다. 얼른 2권을 읽고 싶었다.

아침이 오면 도서관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했고, 금단현상이 나타났다.

2권을 읽으며 역시 술술 넘어가는 것이 재미있다... 는 당연했고,

조금은 아쉽다..생각도 들었지만, 이 정도면 해피엔딩이라고 해야겠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해피엔딩이라는 단어를 자신있게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죽음이 있어서 다른 이들도 그리 말할지는 모르겠다.

그냥 우환과 순희의 나중를 볼 때 해피엔딩이라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은 2064년이다.

윗동네와 아랫동네로 나뉜 세상, 아랫동네 사람이 윗동네로 가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야 했다. 살만하게 벌 정도가 아니라 아주 쓸어담을 만큼을 벌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로 가는 시간을 한다. 한꺼번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여행, 하지만 그 여행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여행이었다. 그 시간여행자에 우환도 들어가게 된다.

우환은 식당의 주방보조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그는 어릴 적 기억이 없어 처음부터 형편없는 어른이었던 것 같다.

과거에 먹던 곰탕에 대해 이야기하던 식당주인은 현재 파는 국에서 곰탕맛을 내기 위해 우환을 시간여행에 보낸다.

배를 타고 시간을 넘어가면서, 넘어오면서 사람들의 반절이 죽어나가는 무시무시한 여행,

13명의 시간여행자중 우환과 갓 스물이 되어보이는 화영만이 살아남는다.

우환은 곰탕 국물 맛의 비결을 알기 위해, 화영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목숨 건 시간여행을 한 것이다.

우환은 식당주인이 알려준 곰탕집으로 가서 일하게 되고, 곰탕집의 고등학생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 그와 함께 쑝카를 타고 다니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여학생이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화영은 자신이 죽여야 할 사람이 누군지 모른 채 집으로 돌아가기만 바라며 그렇게 부산을 익히며 다닌다.

그에게 살인을 부탁한 자는 누구일까? 우환은 자신의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그들은 현재로 돌아갈 수 있을까?


(P. 139) 종인에게 비법이 있다면 기다리는 동안 다른 걸 하지 않는 거였다. 종인은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지루한 시간이 정직하게 흐르고 있었다. 종인은 기다림에 정직한 사람이었다.

(P. 159) 희망이 눈에 띄는 것처럼 절망도 그렇다. 누구나 우환을 보면 그 여행을 권했을 것이다.

'죽어도 괜찮을 거잖아? 굳이 살고 싶은 마음, 없는 거잖아?'라고 묻는 것과 같은 의미로.

(P. 205) 천생연분. 굳이 끼워 맞춰보면, '하나도 즐거울 게 없는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 하필이면 서로에게 지나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 정도 될 거 같았다.


책을 덮고 나니 새벽 3시를 달려가는 시간인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왜 그런지 속이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점점 메쓰꺼워지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것이 힘들어 책 보느라 뒤로 미룬 설거지를 하러 새벽에 달그락거렸다.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2권의 내용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았다. 아니 영화를 봤다. 이미지가 그려진다.

그만큼 빠른 전개의 이야기와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달리 말하면 자극적인 내용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읽을 때는 스토리의 전개에 따른 모든 것들이 술술 읽혀졌으나, 그 시간에서 빠져 나오니 정신이 돌아온다.

극중 인물들의 마지막을 작가 마음대로 하게 내두고 싶지 않았다.

살려내고 싶은 인물들이 있었다.

꼭 죽음이 답이었을지, 스토리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 좋으니 그리 했겠지만, 그래도 살리고 싶었다.

화영이 그랬고, 종인이 그랬고, 강희가 그랬다.

너무 쉽게 그들의 존재를 없애버려 마음이 아팠다.

사실 이렇게 허망한 생명들이 많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나만을 위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든 대의를 위해서든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삶을 뺏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너무 쉽게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는 사이 집중을 한다.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악한 본능이 그 모습을 즐겁게 집어 삼키는 것을 선한 본능이 생명에 대함에 있어 그렇게 상품처럼 느끼지 말라고 나를 깨우친다.

그래서, 힘없이 죽어버리는 그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럼에도 참 매력넘치는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스릴넘치는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기분..

자주 볼 수 있는 한국영화같은 소설이다.

다가오는 더위를 대비해 구비해놓고 읽으면 더없이 좋을 소재의 내용이다.

책을 손에 잡으면 분명 날을 새면서 읽을 것이니 읽기 전 그 다음 날의 스케줄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그 다음 날의 일정은 지킬 수가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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