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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피 한 잔 - 원두의 과학 ㅣ 완벽한 한 잔 1
래니 킹스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7년 9월
평점 :
먼저 깔끔한 디자인의 책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책이다. 깔끔하게 하드커버로 디자인되어 있고, 모카포트가 그려진 표지와 옆면에도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디자인. 어디 분위기 좋은 카페의 책꽂이에 꽂혀있어도 어울릴 것 같다.
완벽한 커피 한 잔 - 원두의 과학 (How to make coffee, The science behind the bean) 이라는 책은 커피 교과서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기존에 바리스타학원을 다니면서 커피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사서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한 책들은 대략적인 설명과,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커피를 추출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이 책은 원두와 추출, 그리고 에스프레소 머신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의 추출법까지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책은 원두, 화학 작용, 로스팅과 분쇄, 추출과 균형, 커피와 테크놀로지, 다양한 기구로 커피만들기라는 챕터로 나눠져있다.
원두 부분에서는 흔히들 알고 있는 아라비카 종과 로부스타 종의 차이에 대해 먼저 알려준다. 해발고도에 따른 차이가 만들어내는 향미 차이, 원두가 어떻게 가공되는가의 차이가 어떤 향미 프로필의 차이를 가져오는지 설명해준다. 초고지대의 경우 과일향, 꽃향기, 산미가 나고, 고지대는 견과류, 코코아 바닐라, 구수함, 중지대는 부드러움, 달콤함, 저지대는 은은함. 순함, 미묘함의 향미를 가진다.
또 평소 궁금했던 '디카페인 커피'의 원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디카페인 커피는 만드는 과정에서 필터를 하나 더 걸치거나, 머신을 다른 것을 쓰는가 싶었는데, '원두'의 차이였다. 디카페인 커피는 원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 것 이었다. 그 방식에는, 용매방식, 이산화탄소방식, 스위스워터 방식이 있는데, 먼저 용매 방식은 원두를 증기로 찐다음 액체용매(에틸아세테이트, 염화메틸렌)로 헹궈내면, 카페인 분자가 액체용매와 결합되어 원두에서 빠져나온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방식은 원두를 뜨거운 물에 담궈 카페인 분자를 활성화 시키고, 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이산화탄소가 카페인 분자를 빨아들임으로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또 스위스 워터방식은 뜨거운 물에 원두를 담궈서 주요성분들을 다 뺀 다음에 필터로 카페인만 뽑아내고 나머지는 재흡수 시킨다는 방식. 신기한 점이라면 스위스 워터 방식을 제외한 방식으로 추출해낸 카페인을 음료회사 같은 곳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것. 카페인이 이런 식으로 추출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친, 굳이 향미와 바디감이 떨어지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야하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커피추출 기구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이탈리아에서 흔히 쓰는 모카포트 뿐만 아니라, 프렌치 프레스, 에어로프레스, 콜드브루, 퍼콜레이터, 가찌아 피스톤식 머신. 다양한 기기들에 대한 설명으로 추출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그래픽이 잘 되어있다는 점인 것 같다. 원두 생산지대에 대한 지도 그래픽, 원두의 성분을 설명하는 자료, 추출 방법을 설명하는 삽화 자료들이 풍부하게 잘 설명 되어있다. 그 중의 최고는 '맛 감별을 위한 향미 바퀴' (책 114쪽) 그래픽인 것 같다. 커피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향미와 맛을 구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진 그래프의 각종 형용사와 강조어, 바디감을 표현하는데 쓰는 용어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커피애호가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으로 느껴졌다.
책 표지 뒷면에 이런 설명이 있다.
"<완벽한 커피 한 잔>은 요리책이 아니다. 원두를 선별하여 소개하는 책도, 작고 귀여운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도 아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알아야 할 과학 지식과 단계별 실용 정보를 전달하는, 한 모금의 커피에 행복을 느끼는 커피 애호가들을 위한 안내서다."
이 설명이 가장 이 책을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