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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 편 -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ㅣ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2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평점 :
[김영사 8월] 고전의 대문2,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by.박재희
거짓 나의 가면을 벗어던진
자유롭고 실용적인 동양고전의 세계
동양고전이란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들었던 건 고등학교 시절 윤리시간이었다. 공자, 노자, 장자 이렇게 쭉 외워내려갔던 그들의 철학은 그 때의 나에겐 단지 시험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대학에 오고 인문학이 대두되면서 철학에 기반을 둔 생각들이 높이 평가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앞글자만 따서 외웠던 그 동양 철학이 뭐가 다른 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대해 걱정이 들었던 건 시리즈로 나온 책이라 1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읽어도 괜찮을까? 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고전의 대문2>만 따로 읽는다 하더라도 끊김없이 매끄럽게 읽을 수 있었다.
나라는 작고 사람들은 적은 그런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힘을 열 배, 백 배 덜어줄 문명의 기계가 있어도 그 기계에 종속당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목숨이 너무나 소중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멀리 옮겨지지 않는 세상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그것을 탈 바쁜 일이 없는 세상
비록 감옷과 무기가 있더라도 그것을 쓸 필요가 없는 전쟁 없는 세상
사람들은 최소한 문자를 사용해 의사소통하여 지식이 권력이 되지 않는 세상
내가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고
내가 입는 옷이 가장 예쁘고
내가 사는 곳이 가장 편안하고
내가 누리는 문화가 가장 즐거운 그런 세상
이웃 나라가 가까워 개 짖고 닭 우는 소리가 들려도
사람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할 필요가 없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도덕경 80장-
<고전의 대문2> p. 서문, 119
작가의 서문에서부터 읽었던 도덕경 80장. 노자의 한 구절은 지금 나에게도 뭔가 유토피아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그 시절의 유토피아가 2017년 현재의 나에게도 똑같이 이상적인 세상으로 남아있다는 건. 아직 세상이 변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이상이 너무 높아 따라가질 못하는 것일까. 여러 생각이 들었으나 우리가 고전 작품을 찾는 이유는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보편성은 현대성이라는 말과도 맞닿는다. 그래서 나는 예전과 지금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먼저 생각했다.
섬겨라. 그러면 스스로 할 것이다!
낮춰라. 그러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완성을 추구하지 마라! 그러면 더 큰 완성을 보게 될 것이다!
-역발상의 리더쉽-
<고전의 대문2> p.37
이번 책은 특히나 더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읽었는데, 주요 키워드는 '도덕경', '장자', '손자병법'이다. 그 중에서도 '도덕경'과 함께 풀어내는 노자의 사상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는데, 위의 밑줄 친 부분 또한 이전 도덕경의 부분처럼 지금의 나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역발상의 리더십". 언젠가 자신을 낮추는 리더가 가장 좋은 리더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하지만 그 역할의 자리에 올라섰을 때, 나는 내 이상과는 반대로 내 주장을 밀어부치는 그러한 리더가 되었었다. 이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내 모습을 보며 참 아쉽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는데, 그래도 언젠가는 저런 자율의 리더, 겸손의 리더, 미완의 리더의 모습을 가지되 일은 그르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옛말치고 하나 틀린 것 없다는 말처럼 지금에도 내가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문장이 있다면, 그것 또한 마음에 새기고 사는 게 나쁘지만은 옛선인 남부럽지 않은 인생이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잠시나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