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 - 170일간의 재판 기록으로 밝힌 10.26의 진실
안동일 지음 / 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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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
by. 안동일

 

"나는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김재규는 우발범인가 확신범인가, 내란범인가 민주주의자인가.
  책을 시작하기 전 가장 책에 대해 메시지를 담고 있는 문장으로 질문을 던진다. 05년도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포스터로만 지나쳤던 한 영화가 생각났다. <그때 그 사람들>이란 영화로 백윤식과 한석규의 얼굴이 있는 포스터가 기억난다. 예고편에서 백윤식이 총을 든 모습이 기억났는데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나는 그 인물과 다시 책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항상 사람들과 만났을 때 아직 정치적 성향이 없다고 말한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맥락을 따라가기에는 '정치'라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에 대해 얘기하는 도서들을 읽게 되면서 그보다 민주주의 같은 우리나라의 큰 틀을 따라가기에 약간의 길이 생긴 것 같다.
 책에 나오는 10.26의 사건 또한 어느 한 쪽으로 내가 나서서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나는 단지 일이 일어났다는 역사적 팩트만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 사건이 민주주의의 시작으로 볼 것인지 범죄로써 보여질 지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가다듬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해서 이 책은 10.26의 판결과정을 꽤 세세하게 따라간다.
  지은이인 안동일 변호사가 국선변호인으로 김재규 사건을 맡은 순간부터 신속히 재판을 끝내려는 검찰과 재판부, 대법정 옆방에서 재판 과정이 청취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과, 언론보도 또한 자유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대법원의 사형 판결 이후 김 전 부장의 변호인들이 몸을 숨겼으나 그 와중에도 재심 청구를 접수했지만 형이 집행되어버렸던 일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마치 논픽션된 소설을 한 편 읽는 듯하게 독자들이 사건을 따라가게 서술되었다. 한 편의 법정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랄까.
 법정에 선 인물들의 진술과 변론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대법원 판결문 요지 또한 쉽게 찾아 보지 않는 만큼 이 책을 볼 이유는 많다. 그리고 책은 마치 지은이가 "나는 김재규의 변호인이었다."고 바뀌는 시대에서 말할 수 있다는 기분을 그대로 전달받은 거 같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수한 변화를 겪는다. 전쟁이 발발한 혼란의 시대와 전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시대의 청년들이 가진 고민과 불안함이 다르듯 그 시절마다 가치있어지는 것과, 아닌 것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사실부터 차근히 접근해가야 할 것이다.

 

사람이 하는 재판은 오판이 있을 수 있지만,
하늘이 하는 재판은 오판이 있을 수 없다.
하늘의 심판인 역사의 4심에서는 나는 이미 승리자이다.
-김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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