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마이클 헬러.제임스 살츠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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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이 책의 표지에 써진 문구이다. 왜 빈 그네는 먼저 온 아이부터 타는 걸까, 왜 머리카락은 팔 수 있는데 장기거래는 불법인가 등과 같은 여러 흥미로운 질문과 강렬한 빨간색 표지 속 문구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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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유권과 관련해서 선착순, 점유, 노동, 귀속, 자기 소유권, 상속의 여섯 가지 논리를 가지고 여러 사례들을 설명한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물건을 전면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리인 소유권 뒤에 언제나 힘의 논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항상 뒤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상황을 설계하는 설계자들이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소유권 법칙이 있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

디즈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책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는 미키 마우스 보호법이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작권이 창작자들의 당연한 권리로 무조건적으로 보호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저작권의 중요성에 대해 듣고 배워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저작권이 지켜질수록 공유 저작물을 줄여 새로운 창작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더 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잊혀지게 만든다는 것은 충격적이었고,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넘쳐나는 지식재산권이 새로운 혁신을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니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너무도 많은 특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기 다른 특허들과 일일이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처럼 소유권을 당연하게 보장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맹점이 있고, 시대가 많이 변화한만큼 새로운 소유권 개념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진작에 끝날 예정이었던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은 로비를 통해 몇번이나 연장되었고, 지금 예정대로라면 2024년에 소멸된다고 한다. 디즈니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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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대상만을 소유할 때와 달리, 디지털 경제 시대 속 소유권은 우리 삶에서 또다른 양상을 띤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이제 손쉽게 물질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있다. DVD를 빌려보던 예전과 달리, OTT 서비스에 접속만 해도 너무나도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들이 기다리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전부를 마치 소유한 것 같은 풍족한 기분이 드는데 이처럼 소유하는 삶이 체험하는 삶으로 점차 바뀌면, 저자는 우리가 물질적 소유에서 비롯된 애착이 주는 가치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유경제는 더욱 다양한 소비를 부추겨 과시적 소비를 부추긴다고 말한다. 만약 체험하는 삶이 이제 주가 된다면, 누구나 돈만 내면 일시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물질인데 과연 그것에 대한 집착이 커지게 될까? 과시적인 소비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소비하면서 점점 더 자신한테 맞는 것을 찾고 자신만의 개성을 더 드러내려고 하지 않을까? 나는 이 점에 대해서는 저자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흥미로운 책이었지만 솔직히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평소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소유권에 대해 여러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누가 무엇을 어떤 근거로 얻고 있는지, 누가 상황을 설계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눈을 키워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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