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먹는 사자 미래그림책 107
베냐미노 시도티 지음, 김명주 옮김, 잔루카 폴리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화가가 꿈인 아이는 사자가 그림을 먹는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림은 무슨 맛일까?' 궁금하다. 처음엔 자기가 그린 그림을 사자에게 주고 싶다고 하더니 갓 그린 그림들을 몽땅 먹어 치워서 매일 그림을 그리느라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보더니 사자가 나쁘다고 속상해 한다. '아주 맛없는 그림을 그려줄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조잘거리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책이란 것이 얼마나 상상력을 자극하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사자가 그림을 먹는다는 내용은 황당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흥미로운 내용도 좋지만 그림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예쁜 색이나, 멋들어진 선을 보고 군침을 흘리고, 아이들이 갓 그려낸 신선한 그림을 즐겨 먹는 사자는 묘한 존재다. 그림 말고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지만 자신이 왜 그런지조차 알지 못한다. 어쩌면 늘 그래왔기 때문에 거기에 의문을 가져 본 적도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억지로 하다 보니 순수한 즐거움을 사라져 버리고 괴롭기만 하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만나게 된다. 그림을 먹는 사자와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른 듯 하지만 닮았다. 둘이 어떻게 화해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그림 속 사자는 그 어떤 사자 보다 멋진 갈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상상력이 담긴 그림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먹을 뿐 즐겁게 보지 못했지만 자신이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그렇게 그림 먹는 사자는 '특별한 사자'가 된다. 총천연색 가득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멋지게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그 속에 꿈을 담고, 상상력을 채워 넣고 싶어진다. 그리고 익숙한 것들의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으니 일상이 좀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아이와 함께 멋진 상상의 날개를 달고 능청스럽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먹는 사자를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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