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억수랑 아나바다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2
윤수천 지음, 원유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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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형제가 많아서 원하는 것을 마음껏 가질 수는 없었다. 명절이 되면 그나마 새 옷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행복해 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마트에 가면 물건을 언제든 살 수 있고, 말만 하면 택배 아저씨가 가져다 주는 줄 안다. 그래서 뭘 사달라고 말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참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잊어 버리고도 크게 마음 상해하지 않는 아이를 볼때면 속이 상해 혼을 내지만 그때뿐이다.

 

'꺼벙이 억수랑 아나바다' 표지 속 꺼벙이 억수의 모습은 참으로 순박해 보인다. 좀 어리숙할지는 모르지만 따뜻한 마음이 그 어떤 모습 보다 빛나 보이는 아이이다. 이번 책은 두번째 시리즈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나바다를 통해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환경을 살리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한다. 왜 아껴 써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남이 쓰던 물건에 거부감을 갖는 아이들에게는 우선 그런 행동이 환경과 지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려준다.

 

얼마전 유치원에서 벼룩시장이 열려서 집에서 쓰던 것을 친구들의 물건과 바꿔 온 적이 있다. 아이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쓰지 않는다고 해서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는 꼭 필요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싫증이 난다고 쉽게 버리고, 사는 것 보다는 바꿔서 쓰는 것이 좋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친구가 헌 옷만 입고, 낡은 물건을 사용한다고 놀리거나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아이들이 물질적인 것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란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무심코 한 행동이 나중에 나와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가 있지만 그런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보다 깨끗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부모이기에 아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고 싶지만 그것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른들이 좋은 것은 새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 아이도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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