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빨간 구두 저학년을 위한 마음상자 5
조안 도날드슨 지음, 권혜신 옮김, 도리스 에틀링어 그림 / 예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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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말에 아빠와 함께 마트에 다녀온 딸은 불빛이 반짝이는 예쁜 분홍 신발을 사가지고 왔다. 새 신이 마음에 드는지 얼른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어릴적 친구의 빨간 구두를 부러워 하던 때도 있었고, 새 구두가 생기면 머리맡에 두고는 빨리 아침이 왔으면 하고 바라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풍족해서 무엇을 간절히 원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하긴 하다. 명절이면 설빔으로 새 옷과 신발을 얻고 마냥 행복해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지금 내 아이는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8살짜리 증손녀와 100세 외외 증조할머니와의 우정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친구가 되어 마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본 빨간 구두를 보고 갖고 싶어 하지만 어려운 현실에서 그저 꿈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루지 못한 꿈을 간직한 할머니의 소원은 비로소 이루어진다. 할머니의 생신 날에 모두 빨간 구두를 신고 춤을 추는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근사하다.

 

어릴적 엄마 대신 할머니의 손에서 커서 그런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 '할머니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고, 온 마음을 다해서 진심을 털어 놓은 적이 없음을 떠올리니 왠지 안타깝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목이 매인다. 그때로 돌아가서 할머니와 친구가 되고 싶다. 많은 나이 차는 상관없이 친구가 되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모습과 꿈을 이뤄주기 위해 모두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하는 가족,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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