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밥이 가르쳐 준 비밀
마크 킴볼 몰튼 지음, 이경희 옮김, 캐런 힐러드 굿 그림 / 예꿈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아침에 유치원 차 태워 보내려고 나가니 쌀가루 같은 눈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는 그 눈이 반가운지 신나서 뛰어다니지만 폭설로 인해 고생을 해서 그런지 그다지 반갑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금방 그쳐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이는 아쉬워 하는 눈치다. 눈이 오면 눈 사람도 만들고 싶고, 눈 싸움도 하고 싶다면서 내내 눈을 기다리던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 권의 책을 보았다. 몇 번 읽어 주었던 책이라 이번엔 딸에게 엄마에게 읽어 달라고 하니 슬픈 그림에, 슬픈 책이라고 한다. '왜 슬플까?' 바로 눈사람이 녹아서 사라지기 때문에....

 

'눈사람 밥이 가르쳐 준 비밀'은 생일을 맞은 아이가 특별한 생일 선물을 기다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선물은 바로 '눈'이다. 첫 눈이 올 때의 설레임을 보고 있으면 괜시리 미소가 지어진다. 마치 첫 눈 오는 날이면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할 것 같아서 전화기를 찾게 되는 그 마음과 같기 때문이다. 반가운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그 눈사람이 친구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의 모습에서 무엇이든 마음을 나누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이 가진 친화력, 유연함만큼 부러운 것도 없고, 어른이 되면 어느새 이것저것 재게 되고 동심이랑은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책이 알려주고자 하는 것은 바로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마음일 것이다. '기억해, 가슴에서 우러난 사랑가 믿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단다.' 책 속 눈사람 밥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딸에게도 해주고 싶다. 곧 유치원에서 6살 반으로 올라가게 되고 좋아하던 선생님, 친구들과 떨어져서 새로운 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때도 새로 만나는 친구들과 좋은 우정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잔잔한 여운이 있는 책이지만 다소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다. 처음엔 토끼가 눈을 기다리고, 눈오는 날 기뻐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다가 소년이 등장해서 눈사람 밥을 만드는 모습은 이야기가 끊기는 느낌이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토끼가 등장해서 뭔가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그걸 파악하지 못해서 내내 궁금하기만 하다. 거기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암튼 의문은 미뤄두고 눈 오는 날의 행복감, 눈사람과 친구가 되어 따뜻한 마음을 주고 받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참 좋은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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