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부인 뽐세라와 애벌레 친구들 - 일본도서관협회 선정도서
야나가와 시게루 글, 김은하 옮김, 카와이 노아 그림 / 예꿈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외모를 뽐내길 좋아하는 뽐세라 부인이 있어요. 멋진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분홍양산과 꽃무늬 손수건을 든 모습이 참 도도하고 멋져요. 이슬인 담긴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레몬 오일을 바르고 한가하게 산책을 하는 부인에게 불청객이 찾아왔어요. 바로 무척이나 배가 고픈 애벌레 들이죠. 드레스 자락에 매달린 애벌레들을 쫓아내려고 하지만 주변 배추 부인들의 시선때문에 결국 드레스 밑단만 먹으라고 하죠.

 

하지만 배고픈 애벌레들은 드레스 밑단을 먹어 치우고는 점점 위로 올라와요. 그러자 뽐세라 부인은 애벌레들을 모두 털어 버리죠. 아주 작고 힘이 없는 애벌레들에게 시련이 닥치는데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고, 새나 개미떼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껴요.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뽐세라 부인은 애벌레들을 구해주죠. 무척이나 도도하던 뽐세라 부인이 애벌레들을 구하는 장면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멋을 내고, 그걸 뽐내기만 하던 모습과는 달리 힘없는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예요.

 

그렇게 해서 애벌레와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하지만 애벌레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해 뽐세라 부인의 드레스를 마구 먹어 치우고는 떠나 버리죠. 다른 배추 부인들은 뽐세라의 누더기 드레스를 보고는 더 이상 부러워 하지도 않게 되었어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뽐세라 부인에게 농부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 감동적이예요. '애벌레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걸 나누어줬지. 그래서 이젠 아무 것도 남은게 없는거 같니? 애벌레들이 먹은 건 네 드레스 자락 뿐만이 아니라 네 따뜻한 사랑도 함께 먹은거지. 난 네가 사랑할 줄 아는 배추가 되어서 정말 기쁘단다. 주고 또 주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처음엔 멋지게 꾸민 배추 부인 뽐세라와 사오정에 나오는 저팔계와 비슷한 말투를 생각하니 읽는 동안 자꾸만 웃음이 나왔어요. 딸도 엄마의 느낌을 받았는지 아주 재미있어 하면서 듣더군요. 그렇게 즐겁게 읽어가다 나중엔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외면의 아름다움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던 뽐세라 부인이 다른 친구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습도 그렇고 모든걸 잃었다고 생각하면서도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딸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더군요. 사랑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욕심 많은 딸에게 무엇을 나눠 준다는 것은 내 것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마음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해주었어요. 다른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좋아지는 것이랑 같은 거라고....

 

툭하면 '엄마 나 이뻐?'하고 묻는 딸에게 마음도 예뻐야 진짜 예쁜거야 라고 알려 줄 수 있으니 참 좋은거 같아요. 한편의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동화라서 아이와 함께 보고 이야기 하고,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느끼다 보면 저절로 생각까지 예뻐지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아름다운 동화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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