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이제 눈을 감아도 볼 수 있어요
아네테 블라이 지음, 박규호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하나도 없다 보니 손녀 사랑이 각별한 모습을 접할때마다 부러운 마음이 든다. 서로 오고가는 그런 마음이 어떤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할머니와의 짧지만 즐거웠던 추억들이 많다는 것이다. 숨겨놨던 맛있던 걸 주시거나,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시고는 마음 아파하며 약을 발라 주시던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런 할머니가 초등학교 5학년때 돌아 가셨고, 더 이상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었다.

 

'할아버지, 이제 눈을 감아도 볼 수 있어요'는 죽음과 이별에 대해 대처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자칫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아이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이이야기 하고 있다. 처음 5살 딸에게 죽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을때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에 엄마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되고는 그 말만 나와도 눈물을 쏟아서 '볼 수 없을 뿐이지 네가 계속 기억해준다면 언제나 네 맘 속에 살아 있을거야'란 말을 들려 주곤 한다. 시간이 좀더 흐르면 아이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은 아이의 슬픔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지만 삶과 죽음 또한 자연스러운 일임을 아이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과장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야기 해주는 노력이 아이의 상처를 달래 줄 수 있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는 어른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렇기에 아이에겐 좀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그림책을 통해서 아이와 좀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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