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쿰이 마음이 자라는 그림책 3
이언 와이브로 지음, 린 채프먼 그림, 장미란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 친구들 이야기를 부쩍 하고, 전과는 다르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을 점차 배우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 어떤 날은 친구가 때렸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선생님께 거짓말로 이야기 하는 친구 이야기를 할때면 아이 말을 다 믿진 않지만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 대한 편견이 생길때가 있다. 또한 가장 좋아하는 친구를 이야기를 할때면 '과연 어떤 아이일까? 궁금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볼 때도 있다. 그럴때마다 조심하는 것은 엄마의 판단이 아이의 생각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쿰쿰이'는 냄새나지만 사랑스러운 아기 멧돼지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서 웃음이 난다. '쿰쿰하다'란 단어를 찾아 보니 냄새가 쿠터분하여 산뜻하지 못하다로 되어 있다. 친구를 갖고 싶은 쿰쿰이의 바램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냄새때문에 온갖 오해를 받게 되는 쿰쿰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어떻든 간에 자기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예쁘게만 보이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때론 그런 사랑이 잘못된 생각과 방식으로 표현될 때가 있다. 친구도 부모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질 때도 있고, 사람 자체를 판단하는 것도 그렇게 좌우될 때가 있다.  악어 엄마와 원숭이 엄마처럼 그 아이가 거친지, 예의가 바른지 기준을 정해놓고 친구를 만나게 하는 일은 비단 책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같이 자식 키우는 사람은 남의 자식 함부로 욕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언제고 그런 일들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를 사랑하는만큼 다른 사람도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를 어떻게 만나고, 상대의 약한 점을 놀리기 보다는 장점을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는 아무런 편견이 없고, 컴플렉스도 없는데 오히려 엄마가 은연중에 그런 것을 만들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처음으로 하나의 사회를 경험하면서 친구를 만나고,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있는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야기 하기에 좋은 책이다.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컴플렉스 때문에 자신감이 없는 아이에게 좀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 내 딸이 쿰쿰이 같은 친구를 데려 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 줄 것이다. 내 아이가 존중받길 바란다면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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