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달인
윌리엄 폴라드 지음, 김성웅 옮김 / 낮은울타리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나는 마을버스로 옮겨 타는데 가끔 인상적인 운전기사를 만난다. 그 운전기사는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한다. 그냥 형식적인 '어서오세요'가 아니라 환한 표정과 손짓으로 손님을 맞으며, 안부를 묻고 환대한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승객이라도 빼놓지 않으려 열심히 인사하며 맞는 그 아저씨를 만날 때마다 하루의 시작이 그렇게 유쾌할 수 없다. 그 버스에 올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심정을 느낄 것이다. 누군지 몰라도 그 버스회사의 사주는 정말 훌륭한 사람을 직원으로 데리고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한편 그 버스에 오르고 내릴 때마다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그토록 흡족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일까 돌아보게 된다. 사람을 감동시키는데 꼭 많은 지식이나 정보,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 아저씨가 어떤 이유에서 놀라운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고자 애쓰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걸레 한 장으로 세상을 바꾼 기업 서비스매스터 이야기인 <서비스의 달인>은 그 마을버스를 탈 때마다 경험한 진정한 서비스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한 책이다.
서비스매스터는 서비스를 단순히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무한한 가치와 창조적 가능성 등을 발견하고 실천하여 오늘날 훌륭한 모델로 성장한 기업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부족한 덕목 중 하나는 서비스 정신인 것 같다. 그 이유를 깊이 따져보면 민족성까지 들추어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21세기를 살아가려면 서비스에 대한 태도의 변화 없이는 곤란할 것이다. 당장 오늘의 상황을 보더라도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삶 전체가 서비스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친절한 버스의 경우만 해도 버스기사라면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반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거기서 더 바랄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웃는 얼굴로 기분 좋게 승객을 대한다고 해서 요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버스에서 맛볼 수 없는 친절로 인해 많은 승객들은 '행복감'이란 선물을 덤으로 누림으로 사람과 그 일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다.

'허드렛일'이라고 하면 일단 어깨 아래로 내려다보는 관습이 존재하는 우리에게 '서비스의 달인'은 진정한 성장과 성공이 다른 사람을 세워주고 섬기는 일로 시작된다는 진리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서비스매스터에는 회사와 고객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일꾼도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없다. 말단에서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고객과 주주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존중받는 기업이 바로 서비스매스터인 것이다.
개인의 가능성, 존엄성, 그리고 소중함을 인정하는 이 간단한 진리가 서비스매스터의 성장과 성공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저자의 결론으로 서비스매스터가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에 이를 수 있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서비스의 달인>이 누군가의 손에 들려지기만 한다면 서비스매스터의 아름다운 기업정신과 부단한 실천의 결과에 감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사회적 변화를 꿈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