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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배우는 시간 -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슬기롭게 죽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평점 :
** 창비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죽음을 배우는 ----시간
김현아(창비)
'죽음' 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다른 여느 책처럼 빠르게 읽을 수가 없었다. 생각을 많이 필요로 하는 책들은 언제나 그만큼의 시간을 더 요구한다.
그래서일까? 책 제목이 그냥 '죽음을 배우는 시간' 이 아니라, '죽음을 배우는 ----- 시간'으로 길게 늘여뜨린 가로선이 들어간 모습이 보인다. 시간을 들여서, 공들여서 죽음을 배우고 준비하라는 의미로 나름 해석해 본다.
죽음에 대해 고민 해 보는 사람은 꽤 있지만, 죽음을 절차로 준비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죽음은 아직은 내 인생에서 시기상조이며, 가까이 하고 싶지 않기에 저만큼 멀리 모른체 두고 싶은게 우리내 속마음 일 것이다.
하지만,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언제 죽게 될 지 알 수 없다.
연일 최근 뉴스에서는 여러가지 경우의 사망자들을 보도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홍수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사람들, 화재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 등..평소엔 너무나 멀쩡하게 나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죽음은 순간 나의 사고를 정지시킨다. 허망한 기분이 들게 한다.
삶과 죽음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너무나 가까이 있는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도 아찔한 순간들을 다들 경험 해 보았을 것이다. 아차하면 사고로 이어지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 순간들.
물론 사고사를 당할 확률이 높은 건 아니지만, 그 미미한 확률의 결과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린 평소 죽음에 대한 고민은 등한시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은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기에, '힘들어 죽겠다.'라고 '죽겠다'라는 동사를 표현해도 정작 그 '죽음' 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 보는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우리는 건강하고,생각을 이성적으로 할 수 있을 때 죽음을 고민하고 준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인간은 살아 있는 유기체로 언젠가는 누구나 죽을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예외는 없다.
보통 내가 죽음의 위기에 처하는 순간은 나의 판단 능력이 상실 되었을 때이기에,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죽음의 과정이 진행 될 수 있다.
나는 살 가능성이 희박할 경우 끔찍하게 주렁주렁 라인을 단채(수액이든 치료약이든,인공호흡기나 에크모 등등) CPR(심폐소생술) 을 당하며 죽고 싶지 않다. 그래서 항상 가족이나 지인들에겐 말한다. 난 절대 병원에서 죽지 않을거라고. 혹시라도 불치병에 걸리면 그냥 가고 싶었던 여행이나 가고, 진통제나 실컷 먹으며 통증조절하면서 마지막을 맞이할 거라고.
끔찍하게 죽고 싶지 않기에, 살 가능성이 희박할 때 심정지가 와도 CPR 하지 않겠다고 미리 서류로 작성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 나온 사진을 마지막에 첨부 해 두었다.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의료분쟁이나 소송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문서화 시키는게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류마티스 전문의로 병원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죽음에 대해 목격해 왔다. 의사의 입장에서 객관적, 주관적 소견으로 그 환자들의 죽음에 관여해 왔기에 누구보다 죽음의 과정에 대해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내가 익숙한 나의 집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마지막 말도 할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기 전에 미리 준비 해 두어야 한다.
책의 에필로그엔 저자가 자식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유언같은 편지로 마무리한다.
평소 죽음에 대해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공감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