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박주경 지음 / 부크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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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으면서 약간 톤 다운 된 초록색 표지 위에 물방울이 하나 탁 떨어지는 책, 박주경의 <치유의 말들>이다. 이 표지 색이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마음이 편안하게 해 주었음은 확실하다. 단색이고 깨끗하지만 어둡지 않아서 작가가 무슨 말을 나에게 건네줄까 하는 기대를 하였다

 

 

책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분히 따라가다보면 작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 같다. 사안에 따라서 말의 어체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나는 내게 필요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다.

1당신은 나의 친구인가요에서는 싸우고 난 세 네살 아이들에게 화해하라고 하면 말없이 슬쩍 안아줌으로써 서로 위로를 한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언어로 모든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비언어적인 눈빛, 태도, 신체접촉을 통해서 우리는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것이 좋을까? 널뛰지않고 덤덤한 사람 그것은 진정성보다 중요한 요소이고 작가는 항산성이라고 정의를 했다.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일관된 태도에 기류가 적고 예측이 가능하다면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덤덤하기는 어렵다. 내 하고싶은대로 하기는 쉽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 내 기분이 좋을 때 나의 감정에 취하여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않다. 하지만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변하지않고 태도가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오랜 세월을 같이 갈 수 있겠다고 나도 동의 한다. 특히 1장의 경쟁과 존중 에피소드에서 가장 폭력적이라고 여겨지는 격투기의 재미는 경쟁의 영역이고 존중은 감동의 영역이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였다.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한 태도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결과도 존중하는 정신, 그것이 과정의 치열함과 폭력성을 정당화해준다.”(40p) 살이 터져서 피를 흘리지만 그것은 경기에 주어진 공간과 시간 내에서 하는 행위이고 그것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상대와 결과의 존중인 것이다.

2장 지키지못한 약속에서는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신 작가의 마음에 너무 공감이 갔다. 부모님을 보며 늙어감을 다시 생각해 본다. 이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곧 노인 인구가 젊은 사람보다 많아지는 새로운 세계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면서 판단과 행동에서 자신을 지탱해나가지 못하는 늙은 부모님을 보는 것은 인간으로서도 자식으로서도 가슴이 아픔을 억누를 수 없다.

3장의 인생이라는 파도에서는 어렸을 때는 조급한 마음이었던 나는 부모님에게 특별한 재산을 물려받지도 못했고 시작이 나보다 넉넉하게 한 친구들이 훨씬 앞서잇더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나니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음을 알게 되었는데 작가도 그런 인식을 하고 있었다. “위에서 태어났건 중간에서 태어났건 바닥에서 태어났건, 인생이라는 파도는 언젠가는 전체가 위로 솟게 되어있어 누구에게든 치고 올라갈 기회가 주어집니다. ”(79p) 인생은 생각보다 길수도 짧을 수도 있는데 그런 기회는 오는 것 같다.

4장에서는 사랑방의 추억에서 사람들이 소통을 하고 갈등을 해결하려면 공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 밖을 나오면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골목이나 공터가 있었고 그 공간은 인생 내내 의지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지금은 그러한 공간이 사라짐으로써 배경이 다른 사람이 융합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어떤 하루를 보내야하는지 조지 앨리엇을 시구를 인용했다.

 

나는 책 속에 접어 두기 위해 엽서에 옮겨 적었다.

6나를 비추는 거울에서는 흔히 일반 사람들이 점점 무서움을 잃어가는 기자의 마음을 적어간 것 같다.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초심을 잃고 일하는 손은 기계처럼 움직이고 그래서 머리도 손을 따라 기계가 되어 아무 생각없이 움직이고 있으면 우리는 그들을 기래기라고 한다. 또한 9장에서는 낮은 곳에서 쏘아올리는 말을 담을 수 있는 귀를 가지기 위해서는 잘 듣는 일을 하여야 한다고 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을 알게 되었다. .

8장은 내가 이끄는 삶에서는 나의 현재 고민과 맞닿아 있었다. “남의 시선만 신경 쓰고 사는 것은 그 시선 안에 '갇혀 사는 삶이다. 그래서 남의 시선은 곧 생의 감옥이 된다. (231p) 남을 의식하지못하고 살 수는 없지만 내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공간을 점점 넓혀가는 일이 자유로 가는 삶이다. 남의 눈치보지않고 살 수 있는 광활한 공간을 만드는 일이 나의 일이 되었다. 그것이 이제껏 주는 어는 것보다 큰 치유의 말이다.

 

말로 떠드는 일은 무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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