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간 읽은 책 목록을 정리해 봅니다.
먼저 희곡작품들이예요.
01. "타르튀프", 몰리에르 저, 신은영 역, 열린책들, 2012
위선자의 대명사 “타르튀프”. 희극이라곤 하지만, 상황이 스릴러물에 가깝게 오싹합니다.
위선자인 타르튀프가 타인의 선의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몰락의 길로 몰고 가는 방식을 보면 아주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어쨌건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는 거.^^
02.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노승희 역,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03. "리어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김태원 역,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04.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강석주 역, 펭귄클래식 코리아, 2009
05.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김강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10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연달아 읽었습니다.
4명의 주인공들이 가진 캐릭터가 엄청나게 강렬합니다.
제가 여기서 주저리 주저리 할 경우가 아닌 거 같아요. 안 읽어 보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펭귄클래식 코리아 시리즈의 경우엔 작품설명이랑 주석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7세기 초반 영국의 상황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06. "1984년", 조지 오웰 저, 박경서 역, 열린책들, 2009
07.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저, 최세희 역, 다산책방, 2012
08. "적과 흑 상", 스탕달 저, 임미경 역, 열린책들, 2009
09. "적과 흑 하", 스탕달 저, 임미경 역, 열린책들, 2009
10. "모비 딕 상", 허먼 멜빌 저, 강수정 역, 열린책들, 2013
11. "모비 딕 하", 허먼 멜빌 저, 강수정 역, 열린책들, 2013
12. "거장과 마르가리따 상", 미하일 불가꼬프 저, 홍대화 역, 열린책들, 2009
13. "거장과 마르가리따 하", 미하일 불가꼬프 저, 홍대화 역, 열린책들, 2009
문학작품들도 많이 읽었습니다.
“모비 딕”은 저자가 소설 쓰는 방식에 감탄할 수 밖 에 없었는데요. 마치 내가 포경선에 타고 고래잡이 하는 걸 직접 보듯이 묘사가 정말 살아있어요. 대표성을 가진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음집 같기도 하고요...그리고 결국 자연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작품.
이번에 가장 재밌게 읽은 작품은 “거장과 마르가리따”라는 작품인데요. 생각거리가 무궁무진하지만, 제가 가장 감동받은 부분을 말하자면, 예수를 처형하라는 결정을 내린 이유로 기독교의 사도신경을 통해 예수의 박해자로 낙인찍힌 본디오 빌라도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예요.
어릴 때부터 전 늘 사도신경의 그 부분이 맘에 걸렸었거든요. 실제 박해자는 유대교의 지도자들이었는데, 왜 그 죄를 유대지역 총독이었던 빌라도에게 뒤집어 씌웠을까?
소설에서는 비겁했기 때문에 예수를 사형시킬 수 밖 에 없었고 그 죄책감으로 천구백년이 넘도록 잠을 못 이루던 그에게 자유를 줍니다. 그래서 제 맘도 좀 편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사탄과 인간, 예수와 빌라도, 문학과 사회 등등 이야기 거리가 엄청납니다.
14. "새신자반", 이재철 저, 홍성사, 2008
15. "성숙자반", 이재철 저, 홍성사, 2007
16. "금강경 이야기 상", 법륜 저, 정토출판, 1995
17. "금강경 이야기 하", 법륜 저, 정토출판, 1995
18. "교양으로 읽는 세계의 종교", 아르눌프 지텔만 저, 구연정 역, 예담, 2006
이 기간에는 종교관련 책들도 여러권 읽어 봤습니다.
저에게는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한 두 줄로 설명할 사안이 아니라 이정도로 패스하겠습니다.
19. "명상이 경쟁력이다", 김필수 저, 살림, 2012
20. "오스만 제국 지중해의 세 번째 패자", 진원숙 저, 살림, 2007
21.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 김도윤 저, 살림, 2012
살림지식총서 책들.
얇지만 아주 알찬 책들입니다.
22.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천줄읽기)", 찰스 다윈 저, 이종호 편역,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23. "사이언스 이즈 컬처",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윌슨, 스티븐 핑거 외, 이창희 역, 동아시아, 2012
과학책을 많이 못 읽었네요. 사 놓고 아직 못 읽은 과학책들이 책장에서 뽑히길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예요.
다윈의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은 요약본 밖에 구하질 못해서 좀 아쉬움이 있어요. 완역본이 절판이래요. 빨리 다시 출간되기를 무쟈게 기대합니다.
“사이언스 이즈 컬쳐”는 42명의 석학들이 두 명씩 짝을 이뤄서 한 대담집인데요. 몇 장 안 되는 짧은 페이지에서 거장들의 생각을 따라가기가 몹시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다 읽고 나면 뿌듯하다는 점.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그 부분만 찾아서 다시 읽어보면 유용할 거 같아요.
24. "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 저, 김중현 역,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25. "에밀", 장 자크 루소 저, 이환 역, 돋을새김, 2008
장 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을 감명 깊게 읽은 터라 “사회계약론”과 “에밀”도 연달아 읽어보았습니다.
사회계약론은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장황한 내용을 정리하기에는 읽은 지가 오래되어서 역부족이네요. ㅠㅠ 필히 밑줄 친 부분만 이라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26. "EBS 다큐프라임 퍼펙트 베이비", EBS 퍼펙트 베이비 제작팀 저, 와이즈베리, 2013
“에밀”을 읽은 연장선상에서 “퍼펙트 베이비”를 읽었습니다. 최근 아동학을 읽다보니 18세기에 살았던 루소의 통찰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27.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저, 김영사, 2006
28.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주현성 저, 더좋은책, 2012
29.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슬라보예 지젝 저, 주은우 역, 한나래, 1997
30. "신화의 힘", 조셉 캠벨, 빌 모이어스 대담, 이윤기 역, 21세기북스, 2002
기타 인문사회과학책들입니다.
이 중 제 흥미를 확 끈 건 “신화의 힘”이었는데요, 평상시에도 칼 융의 집단무의식과 원형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터라 신화의 매력에 빠질 수 밖 에 없었습니다. 신화는 태고적부터 전해져 온 삶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죠. 신화의 세계에 들어가면 진정한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참에 신화관련 책을 좀 더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9월 10월에는 부지런히 책을 읽었건만, 11월에 들어서서는 아직 한권도 못 끝내고 있습니다.
그래요.
11월이 온 겁니다.
온통 무채색으로 변한 세상을 보니 정신적인 에너지가 확 줄어드네요.
겨울잠을 자듯, 가급적 많은 일을 하지 않고 소파에서 가만히 사색의 시간을 갖고만 싶네요.
아, 그래도 읽지 않고 사색만 하면 방향을 읽어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니, 독서할 에너지는 남겨 놓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