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야심찬 계획으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몸이 운동에 적응하게 되면 건강체로 탈바꿈할 수 있겠죠? ^^

 

운동과 더불어 2013년에도 독서계획은 계속 이어지겠습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한 인격체가 될 수 있을까요? ㅎㅎㅎ

 

그나저나 책 읽고 정리하는 게 점점 미뤄지고 있네요. .

 

 

 

 

 

68. "파리의 우울", 샤를 피에르 브들레르 저, 윤영애 역, 민음사, 2008

신년에 처음 읽은 책이 시집입니다. 왠지 뭔가 있어 보이네요. ㅎㅎ

이 책의 특징은 시마다 주해가 달려있어, 작가의 의도와 시의 배경에 대해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보들레르는 프랑스 상징주의의 원조이자, 운율을 깬 산문시를 최초로 선보인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의 시는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아 이상향을 그리는 시도 많긴 하지만, 파리의 변두리 인생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지금 이곳을 지향하기도 합니다.

시인은 대중과 거리감을 두고 관찰자의 역할을 자처하지만, 파리 변두리 인생들에 대한 애정을 과감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실린 에필로그를 여기에 한번 인용해 볼까요?

흡족한 마음으로 나는 산에 올랐다.

그곳에선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병원도, 창가도, 연옥도, 지옥도, 도형장도.

그곳에선 온갖 기상천외한 일들이 꽃처럼 피어난다.

, 내 고뇌의 수호자 사탄이여, 그대는 안다.

내가 거기서 헛된 눈물이나 흘리러 간 게 아니란 걸.

.... 중략....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 더러운 수도여!

창녀들, 그리고 강도들, 그대들은 내게 그처럼 자주 가져다준다.

무지한 속물들은 알지 못하는 갖가지 쾌락을.

 

 

 

 

 

 

 

69.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저, 이만식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가난한 젊은이가 부와 성공에 대한 야망으로, 그리고 상류층 여인에 대한 일편단심 사랑 때문에, 불법적인 방법으로나마 부를 이루어 그녀의 사랑을 얻고자 하였으나, 그녀의 부르주아적이고 속물적인 성향은 결국 주인공을 파멸로 이끕니다.

통속소설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집착적인 사랑, 그리고 파국이라는 플롯을 가지고 있으나, 이 소설의 재밌는 점은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데이지의 친척이자, 그녀의 남편과는 대학동창이자, 개츠비의 이웃에 살고 있었던 닉이라는 사람의 관점에서 기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동부의 상류층 사람들의 화려함과 공허함이 잘 그려져 있는데, 그런 모습은 비단 미국의 1920-30년대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번안한데도 전혀 손색이 없는 스토리이지요.

이런 전형성을 가진 이야기가 고리타분할 거 같은데도, 수 많은 사람들이 개츠비의 사랑에 가슴 아파 하는 것은, 이 이야기에 사랑에 대한 대표성이 있다는 얘기도 되지요.

소설가들의 대단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 거 같아요.

누구나 알만한 고리타분한 얘기를 의외의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그런 점에요.

 

 

 

 

 

 

 

70.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저, 이영철 그림, 쌤 앤 파커스, 2012

선물 받아서 읽게 된 책 이예요.

맘 먹으면 1시간 안에도 다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이지만, 그래도 천천히 읽어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인 거 같아요.

여러 가지 도움 되는 이야기들이 있었답니다.

가장 와 닿았던 문장은 이렇습니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사람 대하는 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는데, 이 문장이 앞으로의 관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또 좋았던 점은 글과 함께 실려있는 그림들인데,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따뜻한 그림들 이었답니다.

 

 

 

 

 

71. "로쟈의 인문학 서재, 이현우 저, 산책자, 2009

친구 집에 갔다가 빌리게 된 책입니다. 그런데 읽기가 녹록하지가 않았어요.

왜냐면 이 책 자체가 기존에 발표된 책 또는 영화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1차 저작에 대한 기본이 없으면, 뜬 구름 잡는 소리 같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2장에서 비평의 대상이 되는 영화들은 나도 나름 재밌게 본 것들이 많이 있었구요.. 그리고 5장 번역비평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번역 아르바이트를 잠깐 해 본 입장에서 번역의 어려움에 대해 당연히 공감하게 되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절감하고 있었거든요. 그 분야의 기본지식 부족으로 인한 제 능력의 한계 등등에 대해서두요.

번역 비평에서는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의 여러 번역 비교가 제일 흥미로웠고, 릴케의 시집을 꼭 구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장에 니체의 여성관에 대한 여자의 해결책은 임신이다도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전 다윈주의자라서 철학과 생물학의 관점이 조화를 이룬 이런 글들이 너무 재밌습니다.

빌린 책이라 제가 계속 소장하고 있지 못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답니다. ^^

 

 

 

 

 

 

72. "위대한 어머니 여신 사라진 여신들의 역사", 장영란 저, 살림, 2003

여신들의 이야기라니 무척 재밌을 거 같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여신들의 모습이 창조의 신에서 점점 더 그 역할이 축소되고 심지어 악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니 서글프기까지 하네요.

이 책에서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바빌로니아, 그리스의 신화를 설명하면서, 석기시대에는 위대한 창조자인 어머니 여신이 청동기시대를 거치며 어떤 식으로 변형되고 왜곡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회가 가부장제 사회로 변하면서 신들의 모습에도 그 영향을 받게 된 것이지요.

저자는 말합니다. “신은 여성도 남성도 아니며, 다만 우리에게 여성성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남성성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우리 신화 속에 기호화 되어 있는 일그러진 인간의 정신을 반성적으로 고찰해 보자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신화를 읽고 또 연구하는 것이겠지요.

 

 

 

, 책을 읽고 나면 생각도 많고 쓰고 싶은 내용도 많은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정신이 멍~해지네요.

그래서 또 이렇게 초절정 어설픈 간단 리뷰만 적게 되는군요.

읽은 책이 더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요.

쓰는 이가 쓰다가 지치고 말았습니다.

안 쓰던 머리 갑자기 많이 써서 뇌에도 근육통이 오려구해요. .

 

 

 

정말 춥습니다.

이 겨울 언제 지나가려나...

그래도 1월이 지나고 입춘이 지나면 마음엔 벌써 봄이 오지요~

한동안 겨울코트를 벗을 수는 없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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