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2013년도도 열흘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네요.
연말연시에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느라, 책 읽을 여력이 없었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 봅니다.^^
하여튼 각설하고,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단 지난 연말까지 읽은 책들까지만 정리 할께요.
63. "인간의 대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저, 허희정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어린왕자”로 너무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짜로 내 가슴이 진하게 반응을 하더군요.
20세기 초 비행사들이 항공로 개척 시 겪은 모험이야기, 우편기 운행 시의 에피소드, 조종사들간의 동료애, 그리고 정복되지 않은 원주민들과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저자가 사막에 추락했다가 생존하기까지의 이야기인데요.
이 부분을 읽다보면 정말 인간정신의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내 삶의 의지와 사랑하는 이들의 삶에 대한 의지”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강화시켜줍니다.
저는 개척가나 모험가적 경향이 거의 없는 사람인지라, 이런 글들을 읽으면 가슴이 뭉클뭉클해지면서, 인류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일조한 이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하게 됩니다.
자기애와 인류애를 갖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입니다.!!!
64. "논어 1", 공자 저, 최영갑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사실은 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왜 많은 이들이 논어를 꼭 읽어야 한다고 하는지 심하게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은 안되고요...
제1편 학이편부터 가슴에 꼭 담고 살려구 합니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친구가 먼 곳에서부터 온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제가 한자에 큰 어려움이 있는지라, 한글로 풀어쓴 것만 적어보았습니다)
이거 뿐 만 아니라 좋은 말씀이 너무 너무 많은데, 어디에 메모를 안 해 놓았어요.ㅠㅠ
2권까지 다 읽고 나면, 다시 한번 읽으면서 꼭 기억해야 될 것들 따로 메모해 놓아야겠어요.
인과 예를 제대로 갖추고 살려면 아직 한참 아득하게 멀었지만, 첫발이라도 떼어 볼까요.
65.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저, 최홍규 역, 평단문화사, 2008
와 진짜 재밌고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영화 “올란도”에 대해서는 몇 년전에 여기 게시판에도 적은 적이 있었는데요, 드디어 버지니아 울프의 원작소설로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도 영화 나름대로 내용상으로 그리고 형식상으로, 그리고 배우의 연기와 감독이 그린 이미지대로 재미가 있었는데, 소설은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과는 다른 아~~주 큰 재미가 있더라구요.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살았던 올랜도라는 인물의 전기로써, 이 사람은 원래는 남자였다가 중간에 여성으로 성이 전환되어 남성성과 여성성을 함께 지닌 인물로써 살아가게 됩니다.
남성과 여성의 삶, 4세기에 걸친 가치관이 다른 여러 시대의 삶, 영국 귀족, 터키대사, 집시, 시인, 사교계의 여성, 20세기의 어머니와 아내 등등 여러 가지 역할을 경험한 주인공을 통해 풍부한 삶을 대리경험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스토리만 들어도 재밌지 않나요?
66. "여자의 탄생", 나임윤경 저, 웅진지식하우스, 2005
남성과 여성에 대해 사회구조적인 입장에서 그 차이를 분석하는 책입니다.
책의 구성이 아주 지루하지 않고 재밌습니다. 여자의 탄생에서부터 학령기, 청소년기, 대학생활, 직장생활, 결혼과 아줌마가 되는 것 까지 단계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사회구조적인 입장만을 주장하다 보니, 생득적인 성차를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유전적 성차를 무시하게 되면, 진정한 성 평등 교육을 시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은, 이 책에 100%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생물학적 차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발생하는 성차별도 워낙 많기 때문에 많은 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답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67.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저, 달, 2012
사실 제 독서취향과는 전혀 관련 없는 책이긴 한데,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여행 에세이이긴 한데, 여행이야기라기 보다는 개인 일기장 같은 느낌.
시인의 감성을 느끼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감상적이 되어
어딘가 떠나서 낯선 이들을 만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여행정보는 없습니다.
책에 페이지도 없고
사진 설명도 없고
온통 없는 거 투성이 이긴 한데, 이게 이 책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죠?
표지도 예쁘고, 사진도 예쁘고, 종이 재질도 좋고...
2012년은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해 였습니다.
봄에 크게 한번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삶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생 아깝다. 되는 대로 살지 말고, 제대로 살자고 결심을 하게 되어,
그 결심의 일환으로 독서가 시작되었지요.
하여튼 2013년 5월까지는 100권 읽기 프로젝트가 계속될거고...
가능하다면 그 이후에도 책 읽기는 꾸준히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