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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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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찬 도서부장 세월이.
이야기를 먹는 괴물 화괴.
이 둘과 학교친구들의 고민거리를 담은 청소년소설이다.

아주 오래 전 화괴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깊은 숲에서 나와, 한 아이의 손을 잡고 마을로 갔던 때를 회상한 부분이 있다. 내가 아끼고 의지하는 나의 전부인 아이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에, 그 아이의 지난 이야기를 나만 모른다는 질투심에 화괴가 엄청나게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이상하게 그 부분에서 심하다고 생각하면서 화괴의 행동에 동감하게 되었다. 내가 화괴였다면? 어쩌면.. 나도 똑같이 행동했을지도.. 소원이는 이 사건 때문에 화괴를 미워하는 거지만.

작가가 마지막에 고민상담부를 만든 세월이에게도 똑같은 무게의 고민이 있다는 밝혀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이 있고, 송두리째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도 있다. 또한 죽을 때까지 입밖에 내지 않고 나만 간직하고 싶은 치명적인 비밀을 가진 이도 있을 거다. 이 모든 이야기들을 지워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간만에 깊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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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D. R. 매켈로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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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학, 신화, 고고학 등에 관심이 많은 터라 관련 책은 지나치지 않는 편이다. <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이 집으로 배송되기까지 흥분과 설렘은 사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었다.

책표지부터 마음에 든다. 현대적이지만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서체와 입체감 있게 인쇄된 기호와 상징들이 멋지다. 책을 펼친 후에는 머리말 부분부터 정독해나갔다. 애뮬릿, 엠블럼. 글리프, 아이콘 등등 용어 정리부터 되어 있었는데 상징과 기호 용어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연금술, 켈트의 상징, 군대의 계급과 소속 상짐, 교통과 컴퓨터 아이콘같은 현대의 상징들이 조목조목 너무나도 설명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유사한 다른 책들에서 볼 수 없었던 이미지 자료들이 엄청나게 실려있다. 제목 그대로 '사전'이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수메르인들의 악보, 켈트의 룬(바이킹의 룬문자와는 다름), 아르메니아 신화의 용인 비샵 등의 사진과 이미지는 절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신세계였다. 이렇게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한 작가와 컬러로 모든 걸 실은 출판사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현대의 젠더 상징 부분은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남자와 여자의 상징은 바지와 치마를 입은 전통적인 픽토그램이 아닌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모두 보이는 중성과 같은 기호가 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기호와 상징은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모양을 찾아 개발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은 영화나 해외드라마를 보면서 이 책에 실린 상징들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두번 세번 더 정독해야겠다. 책이 너무 예뻐서 차마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집 서재 중앙에 작게 마련해 둔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칸에 두고 소중히 다룰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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