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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
D. R. 매켈로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기호학, 신화, 고고학 등에 관심이 많은 터라 관련 책은 지나치지 않는 편이다. <세계의 기호와 상징 사전>이 집으로 배송되기까지 흥분과 설렘은 사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었다.
책표지부터 마음에 든다. 현대적이지만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서체와 입체감 있게 인쇄된 기호와 상징들이 멋지다. 책을 펼친 후에는 머리말 부분부터 정독해나갔다. 애뮬릿, 엠블럼. 글리프, 아이콘 등등 용어 정리부터 되어 있었는데 상징과 기호 용어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연금술, 켈트의 상징, 군대의 계급과 소속 상짐, 교통과 컴퓨터 아이콘같은 현대의 상징들이 조목조목 너무나도 설명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유사한 다른 책들에서 볼 수 없었던 이미지 자료들이 엄청나게 실려있다. 제목 그대로 '사전'이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수메르인들의 악보, 켈트의 룬(바이킹의 룬문자와는 다름), 아르메니아 신화의 용인 비샵 등의 사진과 이미지는 절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신세계였다. 이렇게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한 작가와 컬러로 모든 걸 실은 출판사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현대의 젠더 상징 부분은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남자와 여자의 상징은 바지와 치마를 입은 전통적인 픽토그램이 아닌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모두 보이는 중성과 같은 기호가 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기호와 상징은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모양을 찾아 개발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은 영화나 해외드라마를 보면서 이 책에 실린 상징들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두번 세번 더 정독해야겠다. 책이 너무 예뻐서 차마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우리집 서재 중앙에 작게 마련해 둔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칸에 두고 소중히 다룰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