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즈음 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이 책을 말한다.

 

살림의 경제학을 본 후 삶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짐짓 큰 충격을 받은 나는 어찌서인지 별로 의도하지 않음에도 이러한 류의 책을 더욱 더 많이 접하게 된다.

아마도 내 안에 비경쟁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그러한 욕구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일게다.

 

이 책 역시 자연환경의 아름다움과 그것의 가치를 바로 알지 못하고 경제적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마구 훼손시키는 것에 대해서 경고한다.

사람이 나고 자라는 곳이 바로 자연인데, 우리는 감히 이것을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다는 뻔뻔하고 거만스러운 서양의 생각들을 여과없이 받아들여 선조들과는 다르게 자연을 헤집고 있다.

4대강처럼 말이다.

국민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불도저처럼 이명박 정부는 이미 상당부분 4대강 사업을 진행해놨다.

선거가 투표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이 이렇듯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알아차리다니..

댓가가 너무 크지 않은가.

물론 그 전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되돌릴 수 없는 그 파괴적 생산성을 생각할 때 이것은 처참한 지경이다.

 

저자는 이에 깊은 슬픔을 느끼고, 국민들이 좀 더 우리 국토에 대해 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훌륭한 출판사를 만나 이런 좋은 책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며 우리의 국토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고, 또 살기 좋은 곳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두 발로 대장정을 나선 저자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 여행을 다니는 남궁 문씨나 신정일씨나 모두 대단하다.

자신의 일상에 갇혀 뜻이 있음에도 나서지 못하는 보통 우리네들에게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스스로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 뻔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사진이 너무나 아름답다.

우리나라의 이 곳 저 곳을 정성스레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만 보아도 그의 정성이 느껴진다.

그의 국토 사랑이 절절이 전해져온다.

 

이러한 책을 10권이나 쓰다니.

게다가 그는 국토를 발로 찾아다니면서 느낀 점을 그저 적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어내려갈 때마다 그가 이 책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참고 서적을 들췄을 지 상상도 되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고 좋은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이러한 책을 쓸 수 있다면,

우리 자식들에게 이러한 유물을 남겨주고 떠날 수 있다면,

스스로 부여하는 삶에 대한 가치가 훨씬 더 올라갈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느끼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어릴 적 나에게 지표가 되어준 질문 하나가 있다.

 

" 지금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십니까? "

 

이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언제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배웠다.

당신은 지금 어떠한 책을 읽고 있는가.

 

이지성씨의 말처럼 독서라고 해서 모든 게 다 같은 독서가 아니다.

나의 사고체계와 사고방식에 변화를 줄 좋은 책을 선별해야 할 때다.

특히 지금처럼 좋은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만큼 별스럽지 않은 책, 혹은 독이 되는 책들도 넘쳐나는 때에는 말이다.

 

2000년 넘게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오고 그 가치를 인정받은 고전 읽기를 강조한 그도 이 책의 가치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 또한 그런 책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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