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이야기 11 - 초한쟁패, 엇갈린 영웅의 꿈 춘추전국이야기 11
공원국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흔히들 역사서에 대해 처음 배울 때, 고대 서양의 역사서로는 헤르도토스, 그리고 투키디데스의 책을 이야기 합니다. 두 권 모두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시사점을 남깁니다. 두 책을 도식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두 책이 갖는 차이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요소이기도 합니다.


뜬금없이 서두에 헤르도토스와 투키디데스 이야기를 왜 꺼냈는가 하면,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춘추전국이야기라는 이 책이 위의 두 측면을 모두 살린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헤르도토스적인 설화성과 투키디데스 적인 객관성이 어울린 책'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춘추전국이야기 11권은 초한쟁패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어쩌면 춘추전국의 이야기로 넣기에 적절하지 않은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춘추전국 시대를 통일한 것은 진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한의 사례, 후대의 수당의 사례 처럼 한과 당은 앞의 국가가 이뤘지만 무산될뻔한 통일을 다잡고 수 백년간 지속되는 제국을 세웠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춘추전국의 이야기에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아주 적절한 주제가 아니겠는가 하고 나름의 답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을 어떻게 다시 새롭게 써야하는 문제는 더욱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그러한 면에서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재구성해나가고 있습니다. 내용 측면에 대해서는 스포일러 방지라는 이유 아닌 이유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한 마디만 더 붙인다면, 재밌습니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책 속의 표현이나 자료의 근거를 괄호 또는 각주로 꾸준하게 달아 준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내용이해가 더욱 쉬워졌고,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습니다. 표현이나 자료로 제시된 이 한자들은 자체로도 사료의 역할 역시 수행하기 때문에, 책이 지니는 가치가 높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사료집은 아니므로 과도한 기대를 하셔서는 안될 것입니다.) 책 중간중간에 들어간 지도 역시 자칫 지면으로만 흘러갈 수 있는 역사 전개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역사서가 가지는 단점이겠지만, 책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국 고대사의 흐름을 대강이나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읽는다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세트로 구매하면 준다는 길라잡이 책이 있는데,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리즈물을 1권 이상 사게 된다면, 언젠가는 다 모으겠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이 책도 그러한데, 일단은 가격의 문제로 당장 시도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그래서 바로 직전의 진나라를 다룬 10권을 샀는데, 한번 읽어보고 다시 이 11권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니, 혹시나 이 책을 읽어보실 분들은 1권부터 순서대로 시작하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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