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시간은 고통스러운 채로 내버려두고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기에는 일하는 시간이 너무나 깁니다.
이는 마치 사소한 죄악들이 차곡차곡 적립되어 커다란 규모의 부채로 불어나는 광경을 연상케 한다. 당장 값을 치르지 않고 연체한 책무들, 미루고 미루다가 암 덩어리가 된 도덕적 태만이야말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병증임을, 이 소설은 독자에게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이는 ‘언젠가 재건축될 것‘이라는 명분 아래 수리를 미루고 있는 작은 고장들을 통해 상징되고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뭐라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을 견뎌내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