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미치광이 펭귄클래식 54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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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마음속에는 초인이 살고 있어요. 초인이라는 게 뭐겠어요? 그건 자기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우리의의지 아니겠어요? 초인은 인간이 정해 놓은 도덕규범을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리 잔인한 행위라도 할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초인의 행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천진난만한 즐거움일 겁니다. 아무리 잔인해 보여도 거기엔 어린아이같은 순진무구한 마음이 깃들어 있죠  

p.381 점성술사가 에르도사인에게..

 


과연 누가 미치광이고 누가 정상인가

미치광이와 정상인의 기준 혹은 구분은 누가 하는 것이며 그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생각부터 시작하게 된다.

이들은 돈을 목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위한 혁명을 꿈꾸지만

내가 볼땐 이 '돈'이라는 것은 수단일 뿐 궁극적 목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미치광이들이 쫓는 것은 돈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 아닐까..

누군가의 말대로 권태라는 것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면 이들은 그 무서움에 맞서기 위한 방편으로 각자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구리장미'는 주인공 에르도사인의 꿈이자 이상이라면 '혁명', '창녀', '성경'등은 등장인물 각각의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욕망이자 꿈으로 대변된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었을 딴 다소 복잡한 시간구성과 서술자의 관점으로 몹시 헷갈리기도 했다. 또한 혁명을 운운하며 시대적 암울함을 논하는 부분이 많아 '아르헨티나의 1900년 초의 상황에 대한 공부'가 따로 필요하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좀더 깊이 읽어갈수록 이것은 그 장소, 그 시대적 상황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암울하고 혁명을 꿈꾸기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니까.. 지금의 시대상황과 달라진게 없다) 인간 본성에 대한 문제들이 아닌가 싶다.

 

많은 등장인물이 위에서 언급한 초인들이지만 그 가운데 내가 생각한 가장 덜 초인적인, 혹은 가장 정상인의 범주의 가까운 사람은 '절름발이 창녀 이폴리타'가 아닌가 생각한다. 에르게타에 의해 성녀처럼 포장되지만 결국 자기 잇속을 따지는 속물이기도 하니 말이다.

 

어쨌든 읽기가 쉽지 않았고, 결론이 허망하게 씁쓸하기도 하지만 많은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나와 닮은 사람은 누구일지 혹은 누가 진짜 미치광이인지 찾아보는 재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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