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지음 / 헤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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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럽네요. 누군가에게 이렇게 부러움을 느낀 건 참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완독한 것도 참 오랜만입니다.


솔직함의 수위가 놀라웠습니다. 물론 진짜 중요한 얘기는 쓰지 않았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에 비하면 수필을 이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나는 얼마나 솔직하지 못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드는 감상은, 이슬아의 인간관계가 너무도 부러웠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비교적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친구 집단이 있는 사실이 제게는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관계는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더 그랬습니다. 아마도 저의 글쓰기는 계속해서 외롭게 나아갈 것 같습니다.


복희 웅이 같은 호칭도 신선했습니다. 내가 우리 어머니 아버지를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들을 꽤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호칭 속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대와 원망을 담고 살고 있습니까.


이런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기와 출판이 넘쳐나는 요즘에도 새로운 방법의 글쓰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새로움의 여지는 있다는 것이 내 일에서의 현실을 희망적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꼭 덧붙이고 싶은 한 가지 말은,

이 책 전반에 걸쳐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가장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담이라는 이슬아 친구가 쓴 글이에요.


다자이 오사무의 죽음에 대해 사카구치 안고가 썼던 글을 읽었을 때의 전율을 느꼈습니다.

타인을 제대로 바라본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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