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안고 산문집 지만지 고전선집 440
사카구치 안고 지음, 최정아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애초에 사카구치 안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의 드높은 이름 때문 만은 아니고, 다자이 오사무가 마지막 자살 시도에 성공하며 남긴 짧은 글귀에 대한 사카구치 안고의 해석 때문이었다. 나는 다자이 오사무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의 많은 글을 통해 어떤 인간이다 라는 그림은 가지고 있는데, 사카구치 안고야말로 그 모든 예의와 허례허식을 내려놓고 다자이 오사무를 꿰뚫어본 글을 썼던 것이다. 그 놀라움과 함께, 이런 사람이 쓰는 다른 글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모두가 찬양할 때, 그 사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 사카구치 안고는 본 산문집에서 나쓰메 소세키, 시마자키 도손, 천황, 자신이 학교 선생님일 때 만났던 학생들 등 여러 사람에 대해 평한다. 역시나 남을 꿰뚫어보는 데에는 일인자가 아닌가 싶다.


이와 더불어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 그의 문학론인데, 자신의 진정 깊은 곳을 다루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라야 참된 소설가라는 점이다. 도손과 소세키는 그 점에서 실격했다고 평하고 있다. 진짜 자기가 영혼을 담아 맞섰던 그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해야 한다. 그 순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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