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노인의 일기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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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80세 노인이 며느리를 탐한다. 이 소설의 플롯이다. 한국 사회라면 감히 자기 이름으로 출판하기 힘든 소설인 것이다. 그만큼 일본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자유롭고 솔직했던 것 같다.


누구든 상상이야 할 수 있다. 그리고 80세가 되어도 그 안의 영혼은 20세와 다를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주변에서 노인네 취급을 하기에 그에 걸맞는 행동거지를 보여줄 뿐이지. 아무리 남을 의식 안한다고 해도, '나이에 맞게'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타인에 대한 인식이다. 아무리 어떤 노인이 성적으로 독특한 상상을 안 한다고 해도, 그가 꿈에서 퇴폐를 저지르는 것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소재도 완전 이상한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말이 크게 비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꽤나 현실적인 소설이 되었다. 그리고 뭔가 뭔가 더 나올 듯했는데 결국 정말로 평범한 미친 노인의 얘기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여기에서 깨달아야 할 것은, 우리 또한 누구든 쭈그렁탱이 노인이 된다는 것이고, 우리 모두 한 때는 야망 있는 청년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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