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상응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읻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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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이 책을 1/3도 읽지 않았음에도 리뷰를 먼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다자이 오사무의 광팬이다. 인생의 책 한 권을 꼽으라면 인간실격을 얘기할 것이며, 일본에서 다자이 살롱과 그의 묘지에 놓인 담배꽁초 더미도 직접 보고 온 사람이다. 문학인에 대한 주식이 있다면 서슴지 않고 저평가된 다자이 오사무 주식을 계속 매수할 사람이다.


 이제는 그의 강점과 약점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글은 삼십대 후반의 나에게도 계속적인 울림을 준다. 일전에 어떤 어른이 자꾸 물어봐서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혀를 끌끌 차며 나를 마치 어떤 구렁텅이에서 구해주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 생각난다.


 편지는 한 명의 상대방에게 하는 말이다. 실질적인 행동과 생활, 소식 등이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실제 생각과 주변 사람과의 관계 등을 좀 더 실체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


 편지의 문체는 1934년과 1935년 사이에서 많이 달라진다(내가 아직 읽은 부분이 여기까지라). 그 변화는 제1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에 실패한 것에서 기인한 것 같다. 우리에게 익숙한 퇴폐적인 다자이의 모습이 갑작스럽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리가 그 답다고 생각하는 그 모습.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자이가 아쿠타가와 상을 받았었다면 그의 이후의 삶과 작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인간실격과 같은 작품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인간실격은, 수상 실패를 트리거로 하여 생긴 변화에 이어진 결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른 성공과 삶의 행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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