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고백서
나혜석 지음 / 도서출판 오상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나혜석을 꼭 페미니즘의 프레임 안에서만 해석하고 싶지는 않다. 기득권층을 비판하고 평등을 실현하려 애썼던 사람으로 보고 싶다. 성에 대한 의식 또한 굉장히 앞서 있다. 어찌보면 2000년대 요즘 사람들도 나혜석을 보고 너무 급진적이라고 바라볼 수도 있겠다.

김우영과의 이혼 후 이혼고백서를 공개하며 당시 이혼이 주는 영향을 세세하게 밝힌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최린과 불륜을 저지르고도 이를 정당화하는 발언은 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나혜석과 최린의 관계는, 나혜석이 최린을 상대로 낸 고소장에 담담하게 실려 있다.

나혜석은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고, 이런 점이 그의 매력과 어우러져 오히려 많은 남성의 호감을 끄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 춘원 이광수와도 연인관계였다고 하니.

그러나 그 말로가 너무 부질없다. 정신이상 증세가 생겨 길거리를 떠돌다 객사했다니. 어찌 주변에서 하나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그리고 결국은 이혼 후에 그 자식들을 사무치게 그리워 했다는데.

독후에 검색을 해보니 그 자식들 중에 교수된 이도 많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사람들도 몇 있더라. 그리고 나혜석의 집안 자체에서 엘리트가 많이 나왔더라. 나혜석도 그 엘리트 중의 하나였으며 사후에도 많은 이들이 그녀를 계속해서 증언하고 있다.

수원에는 나혜석 거리가 있단다.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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