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 - 집과 마을 빛깔있는책들 - 민속 140
김광언 / 대원사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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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라 하면 보통 우리는 음택풍수 즉 묘자리 택지 위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집안 어른의 장례를 통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택지의 문제를 논의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그런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풍수는 단지 묘지 택지만을 고려하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의 삶의 일상적 터전인 집과 마을의 환경을 고려하는 이른바 양택풍수 역시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러한 양택풍수의 전통적 유제는 아직도 지명으로 남아 있다. 봉황산, 매화리 등등의 명명법은 우리 전통 풍수인 형국론(지세의 모양으로 인간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는 방법론)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김광언 씨의 풍수지리는 한국의 전통풍수인 형국론에 대한 훌륭한 소개서이자 자료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김광언 씨는 일본인 학자들에 의한 잘못된 정보까지 고치는 학술적 성과 역시 보여주었다. 다만 이 책은 풍수의 저변 원리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부족하여 형국론적 자료들의 나열로 비춰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사실 형국론 역시 사뭇 더 이론적인 중국의 형세론과도 완전히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아마도 각국의 전통적 자연관이 유사성(자연-인간의 유비론, 총체적 생명관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아마도 그러한 이론적 설명이 이 책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저자의 판단에 의한 것일지는 몰라도 그러한 이해없이 여러 자료들을 맥락없이 읽어나간다는 것이 약간은 괴로울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전통 형국론에 대한 이만한 사진과 자료들을 압축적으로 제공하는 책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한국의 전통 풍수지리에 대한 기초공부에 반드시 이 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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