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뜬자인가?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원래의 계획은 이랬다.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을 보고 비교해봐야지.

그러나...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면서
호기심은 공포로
공포는 역겨움으로
역겨움은 절망으로 바뀌었고
이젠 더이상 영화를 보고 싶은 의욕이 남지 않았다.

인간이 생물학적인 면에서 개만도 못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살면서 당할 수 있는 모든 고난과 역경이
눈먼자의도시에서는 고급스런 사치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

첨으로 지옥다운 지옥을 들여다 보았고
만약 지옥이 눈먼자의도시 같다면
인간을 만든 신을 원망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인간의 본성을 알고싶은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알고싶은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음 무었인가?
고상한 철학적 물음이 아니다.

내가 만날 수도 있는 구역질 나는 생존에 대한 물음이다. 

나는 차라리 눈먼자가 되고 싶을까? 

아니면 눈뜬자로 남고 싶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