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 문학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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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해설이 쓰여있다. 해설이 명확은 답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어 해설이 있는 책을 선호한다. 유쾌하지 않고 훅훅 넘기지 못한다. 제목만 읽어도 장면이 떠오른다. 몸은 쓰레기에 버려지는 아내가. 무한의 흰 벽은 어머니의 존재와 편히 쉴 장소가 없는 주인공. 나정만 씨의 살짝 아래로 굽은 봄은 츄체라를 운전하는 우리 아버지가 떠오른다. 우리 아버지도 도로법 때문에 도시에 온종일 갇혀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소설에서 처음 알게 된 것인데 서울을 가면 다리를 한 곳만 건널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는 습관처럼 서울 싫고 돈 받고도 살기 싫은 곳이 서울이라고 했다. 세상의 모든 저녁이 형용할 수 없이 짓누르고 답답하다. 다들 아픔을 간직하고 인간관계에 지쳤고 경제적으로 약자이고 존재에 불안해한다. 그게 지금 우리의 모습을 합쳤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훅훅 넘기지 못했다. 윌리를 찾아라는 나랑 가장 비슷한 상황이다. 취업하지 못할 경우 전전해야 할 상황. 내가 없어도 세상을 잘 돌아가고 나를 대신할 사람은 이미 넘쳐난다. 소라 빵을 먹는 주인공처럼 나도 빵만 먹고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유쾌하지 못하고 슬프다. 이 책은 우리의 현실의 현주소이다. 위로를 받거나 즐거워지거나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읽고 나서 가슴이 먹먹하고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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