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팩터 - 무의식을 조종하는 매혹의 기술
앤디 하버마커 지음, 곽윤정.이현응 옮김 / 진성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폭스 팩터가 무엇인지 책과 관련한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 무척 안타까운 책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정말로 재미없을 것 같아 보였던 책을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을 때의 경우입니다. 물론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입니다만, 읽기도 전에 이미 재미없어 보였다는 점이 굉장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중에 어떻게든 재평가를 받아 다시 독자들로부터 선택된 책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출간과 동시에 그대로 사장되는 책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런 책들이 존재했는지조차 알 길이 없습니다. 탄생과 동시에 선택받지 못한 채 잊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적인 결정이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 부분으로 인해 꽤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책을 바라보는 시선과 책에 대한 믿음이 꼭 책에 담긴 내용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을 때 내용도 내용이지만, 편집을 주의 깊게 보는 편입니다. 특히 표지의 느낌과 글씨체, 글자크기, 행간, 본문의 위치, 여백의 공간 등을 살핍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말하는 사람의 외모와 태도, 손짓, 표정, 말과 말 사이 등을 읽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전문적인 비평가들은 이런 외적인 요소의 영향을 덜 받을 것입니다. 『폭스 팩터』에서 말하는 부분은 일반적인 우리들이 무의식적으로 조종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우리가 발표나 토론을 평가할 때, 내용 외적인 요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이성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외적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여길 테지만, 사실 그런 확신은 스스로를 합리화한 것일 뿐이라고 이 책의 실험 결과는 말합니다. 우리가 우리를 교묘히 속이고 있었다고 분석해놓은 이 책의 심리학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다시 책 이야기를 통해 폭스 팩터의 예를 찾아보자면,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어떤 책을 추천하면(그것이 광고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책을 구입하고 읽습니다. 그래서 책이 많이 팔리면 책을 구입한 사람들이 다시 그 책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이 또 다시 많이 팔리게 됩니다. 출판업에선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런 순환을 이 책에선 누적 이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작용이 우리의 의사결정에도 미묘하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한편, 우리는 어떤 책을 읽고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출판사가 갖는 이미지까지 하나로 묶어 이후에 나올 책까지 미리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후에 나올 책은 작가도 다르고 내용도 다른 책일 테지만, 동일한 출판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꺼리게 되는 심리를 책에선 집단 사고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이건 그 출판사에 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편집인의 역량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 볼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부분은 우리의 뇌가 의사를 결정함에 있어서 다음 판단을 내릴 때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 간단한 과정으로 직관에 따라 결정해버린단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뇌 활동을 위해 판단에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제가 쓴 이 글도 마찬가지, 그동안 책 이야기를 하며 제가 쌓아놓은 이미지와 신뢰가 글의 내용에 대한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겁니다. 글의 태도와 표정, 혹은 블로그의 분위기와 편집 기술 등이 실제로 여러분의 어떤 결정과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봅니다. 글을 시작할 때 “첵을 좋아하넌 여러분을 위해…”라고 시작했다면 아마도 글을 끝까지 읽으려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곧바로 다른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모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실험을 했다면 아마도 『폭스 팩터』에서 보인 실험 결과들처럼 놀라운 차이를 보였을 겁니다.

 


    그래서 기업이미지 트레이너 앤디 하버카머의 『폭스 팩터』 1부는 폭스 팩터의 예시와 각종 실험 결과를 보여줍니다. 2부는 우리의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폭스 팩터의 경우를 보여주고, 3부는 폭스 팩터를 활용해서 무의식을 조종하고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외적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매혹의 기술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책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재확인하면서, 단지 알고 있다고 여기고 속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자기합리화로부터 벗어날 기술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폭스 박사 실험은 연구자들이 교육적 유혹이라고 불렀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그러나 그 실험은 더 깊은 수준에서 인간 본성의 핵심을 설명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미자의 중요성, 그리고 그 관련성을 혼동하는 의사결정 과정의 함정을 잘 드러내준다. 이것이 바로 폭스 팩터이다. (27쪽)

 


    물론 모든 신경과학자는 뇌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연결과 화학물질, 그리고 원인과 결과가 복잡하게 엉켜 있기 때문에 뇌에서 발생하는 일의 극히 일부만 우리가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원인을 아는 것과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 (82쪽)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정보의 양과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정보의 양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두뇌에 입력되는 막대한 양의 정보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처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은 모두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처리된 정보에 바탕을 두거나, 적어도 무의식적인 수준에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다. (92쪽)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합리화하며, 무엇이 이 과정을 이끄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고 해서 그들이 “물론이죠”라고 바로 답하지 않을 것이다. 폭스 박사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사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왜 그러한 결정을 내리고, 무엇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다. (126쪽)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