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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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타노 쇼고는 해피엔딩이 무척이나 싫은가 봅니다. 지금까지 읽어본 그의 작품들은 (많지는 않지만) 하나같이 새드엔딩으로 끝이 났습니다. 아니, 새드엔딩이라는 단어 보다는 안티해피엔딩이라고 해야겠네요. <해피엔드에 안녕을>은 다수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모아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씁쓸한 기분이 들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읽어갔습니다. 계속해서 우울한 이야기의 끝을 맛보니, 나중에는 "헐.. 지금 하는 이야기는 또 어떻게 끝내려고 하는 이야기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도대체 이번 이야기는 어떤 안티해피엔딩으로 끝내려 할까를 마춰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생기게 했습니다. 그만큼 반복되는 안티해피엔딩의 막장을 보여줬습니다.


 

무라노의 매일은 그것의 반복이었다.

8월 보름달이 뜬 밤에 오두막이 헤집어진 것을 제외하면 변화 없는 시간 속을 떠돌고 있었다.

다만, 그날그날 일어날 때의 느낌이 다르듯이, 구름 사이로 달이 보였다가 사라지듯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는 다양한 파도가 발생한다. 

 

    하지만 다 비슷하고 같은 식의 결말로 이끌지는 않았습니다. 반복되고 있지만 다양한 파도가 발생한다는 표현이 적당하겠네요. 처음부터 결국 어떠한 것이 문제가 되어 발목을 잡을지 알게 해준 이야기도 있는 반면에, 완전히 말도 안되는 막장의 결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사건의 실마리가 풀림과 동시에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 막장의 결말로 이르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우울하고 씁쓸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보는 내도록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단편집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던 이야기 보따리같기도한 책이었습니다.


 

사고사와 자살은 뭐가 다를까.

죽음이란 결과는 똑같으니까 내 소원은 성취된 것이 아닐까.

그런데도 어째서 마음이 이리도 무거운 걸까.

나는 나라는 인간을 모르겠다.

 

 


크롱의 혼자놀기 : http://ionsupply.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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