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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스타트업 바이블 -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들은 어떻게 창업하는가
제프리 버스강 지음, 신현승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3월
평점 :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 결정되고나서 사실 크고 작은 고민이 많았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문화나 일하는 구조를 먼저 기본적으로 파악하고 싶었다. 물론 회사마다 다른 분위기와 문화를 가지고 있겠지만, 스타트업의 필수요소와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누군가가 말해주는 그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언급으로만 구조를 파악할 뻔 했다. 그 직무가 분야가 비즈니스의 어떤 축을 담당하고 있는지, 어느 분야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지 연결짓지 못하고 별도의 존재들로 파악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Entering Startupland>, 작가는 이 책을 스타트업의 신규 진입자들을 위해서 썼다고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한 책들은 많지만, 스타트업으로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많이 없다.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과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은 부족한 편이다. 개발자, PM, 디자이너 등 각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 지식이나 심화 내용을 다루는 책은 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회사는 어떤 구성원들로 이루어지고 협업은 어떻게 하는지를 자세하게 다룬 책은 적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말 그대로 ‘바이블'이다. 개발직군을 제외한 프로덕트 매니징,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 그로스, 영업, 재무까지 하나의 스타트업이 만들어지고 성장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과 조직 구성에 대해서 각종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소개글에 적혀 있던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업 및 벤처기업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이자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만든 기업가, 벤처캐피날리스트 제프리 버스강이 스타트업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 그리고 그 모험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총정리한 책'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스타트업은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역량들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이 책은 각 부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협업을 할 때는 어떤 요청을 해야하는 지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각각 다를지라도, 전형적인 스타트업 조직의 공통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했기에 참고할만한 요소들이 많다. 그리고 성공사례에 비추어 적용하기에도 좋다.
스타트업 창업과 운영에 있어 필요한 경영원론은 아니지만, 실무자들이 현실적으로 참고할 수 있게 큰 구조를 잡아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나와 같은 주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들에게는 어떤 구성으로 스타트업이 이루어져있고, 발전 단계에 따라 업무는 어떻게 분화되는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스타트업의 또 다른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린 스타트업'을 쓴 에릭 리스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이 두 권을 모두 읽는다면 실질적으로 운영에 필요한 요소와 전체적으로 구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참고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더 읽어봐야지 싶다. 조금 더 성장한 뒤 다루는 프로덕트나 팀의 규모가 달라졌을 때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나와 조직의 실질적인 역할과 성장을 동시에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