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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양손잡이처럼 - 팔리는 생각을 위한 가이드, 디자인 씽킹
정병익 지음 / 북스톤 / 2022년 4월
평점 :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디자인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디자이너들의 작업방식인가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개념은 알지만 정답으로 곧장 직행하는 프레임 워크가 아니기에 적용해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디자인 씽킹은 사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저자는 ‘언어, 규칙, 논리, 전략의 좌뇌와 창의성, 직관, 호기심의 우뇌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 디자인 씽킹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생각은 양손잡이처럼’이라는 제목에는 양손잡이의 빠른 전환처럼, 생각도 빠르게 전환하여 융합하고 연결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나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좌뇌와 우뇌를 오가는 연결과 융합. 좌뇌와 우뇌를 균형감 있게, 유기적으로 쓰는 방법.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이 말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인위적으로, 거창하고 멋지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방식대로 물 흐르듯 설명과 사례가 이어진다. 진짜 잘 알려주는 사람은 말을 쉽게 한다고 한다. 책에 보면 이런 것이 디자인 씽킹이구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느낌’이 읽으면서 스며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자체가 디자인 씽킹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씽킹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접했지만, 나는 ‘나로서 살아가기 위한 생존 전략’ 이라는 말이 가장 좋았다. 이전에 접했던 정의들은 ‘디자이너의 감수성과 방법들을 사용하는 훈련법으로,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 가치와 시장의 기회로 바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와 같이 삶과 연결되지 않은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핵심은 ‘고객’이라는 지점에서 모두 연결된다. 고객에게 진정으로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속에서 니즈와 페인 포인트를 찾아 진짜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훨씬 중요하다. 솔루션을 만들었지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면 필요없는 제품이 되고 만다. 아무리 빠르게 가봤자 방향이 잘못되면 소용없는 것이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만들어지면 고객이 아니라 팬이 만들어진다.
디자인 씽킹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실천에 실패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똑똑한 정답을 내야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이들이 팀을 이루어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의견을 나누며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유연한 사고는 디자이너만의 영역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의 사고방식을 얻어와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어설프게 이해하고 넘어갔던 아티클들과 각종 방법론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IT 프로덕트를 다루다보면 꼭 듣게 되는 디자인 씽킹.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 유용한 사고방식이 될 것 같아서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