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 책 덕분에 하나 더 늘었다. 어디로? 무엇을? 이런 것이 아니라 여행 자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여행은 떠나는 것 그 자체만으로 설레고 좋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무작정 떠난 여행은 기대했던 것보다 나를 달래주진 못했던 것 같다. 해방감이 주는 위로는 여행의 의미가 주는 꽉찬 기쁨을 뛰어넘지 못한다. 결국 여행도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기쁨의 순간을 마음과 함께 만끽하는게 아닐까. 소설의 주인공인 동물들은 문장에서 재잘재잘 그렇다고 속삭여주었다. 다람쥐의 여행을 통해 생각보다 귀중한 사실을 알게된 것 같다.📚 "세상은 아주 커다래, 다람쥐야." 개미가 말했다."그렇구나" 다람쥐가 대꾸했다. "멀리 갈수록 세상은 더 넓어지는 거야." 개미가 또 말했다.다람쥐는 아무 말이 없었다."그러니까 사실 계속 걷는다면 세상은 끝없이 넓어지는거지." 개미는 말을 이었다. 다람쥐는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끝이 없다는 게 어떤 건지는 알지 못했다. 게다가 누군가 계속해서 걸을 수 있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만큼 깊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내가 이 자리에 멈춰 앉아 버리면, 세상은 다시 작아지려나? 아예 계속 앉아 있다면?생각이 복잡해지자 다람쥐는 직접 확인해 보기로 결심했다. 둘은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