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ㅇㅅㅎ 사계절 그림책
김지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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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펼치자 또야?’ 라는 말과 함께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의 주인공이 보인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것으로 보아 주인공에게 이사와 전학은 처음이 아닌가 보다. 익숙한 공간을 떠나고 함께 놀았던 친구들과 헤어져 낯선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일은 어른들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지영 작가의 내 친구 ㅇㅅㅎ은 전학온 학교에서 주인공이 마음에 맞는 친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가까이 다가설 때의 두려움과 떨림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구를 사귈 때 갖게 되는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거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색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상하고 요상하고 얍삽한 친구들도 보인다. 그러던 중 내 이상형을 발견하고 인사를 하며 친해지지만 가만히 보면 내 친구에게도 이상하고 요상한 점은 있다. 가끔은 친구에게 서운함과 야속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손을 먼저 내밀어주거나 미안하다고 말하는 친구의 모습에 요술처럼 마음이 풀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익숙해지고 같음과 다름을 인정하면서 비로소 친구가 된다.

 

내 친구 ㅇㅅㅎ은 작가의 이전 작품인 내 마음은 ㅅㅅㅎ와 같이 글자 놀이 느낌을 준다. ‘ㅇㅅㅎ로 이루어진 단어들이 이렇게 많았나 새로우면서도 새 친구 사귀는 일의 떨리는 마음을 다양한 품사들의 단어와 연결지어 표현한 점에 놀라웠다.



우리 가족은 이사해.’ 로 시작되어 내 마음도 이제는 이사해.’ 로 마무리되는 구성이 너무 좋았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이 좋은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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